[경상매일신문=정다원기자]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검은 보물’(석유·가스)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자원 無의 국가에서 산유국의 꿈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석유와 가스전의 탐사 자원량이 지난 1998년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다.정부가 밝힌 예상 매장량은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이다. 가스 3억2000만∼12억9000만 톤(t), 석유 7억8000만∼42억2000만 배럴을 석유로 환산한 수치로 우리나라 전체가 석유는 최대 4년간, 가스는 최대 29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다.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이후 정부는 현재 물리 탐사를 마친 단계로 앞으로 직접 탐사 시추를 통해 부존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 쯤 첫 시추공을 박는다. 경제성 여부에 따라 오는 2035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발표 당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동해 석유·가스전의 매장 가치가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시총을 약 440조원으로 계산했을 때 약 2200조원의 가치다. 한마디로 노다지고 검은 보물이다.그리고 안 장관은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세계적 에너지 개발 기업들이 이번 개발에 참여할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최대 매장 가능성으로 보면 약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보이며 4분의 3이 가스, 4분의 1이 석유로 추정된다”고 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시추 성공률을 20%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유전 개발은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 개발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현재는 물리 탐사 과정을 통해 석유가 영일만에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만 확인한 단계다.또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에 대한 여러 의문도 있었지만 탐사전문가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액트지오 아브레우 고문은 자신과 액트지오를 둘러싼 ‘전문성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는 과거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전문가들과의 협업 사례를 들었다.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본사 주소가 일반 주택으로 검색된 것에 대해서는 “미국 본사 주소지가 내 자택이 맞다”면서 “액트지오는 컨설팅 업체로서 컨설턴트의 기반이 되는 곳”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석유 산업 구조가 변화하면서 해당 전문가들이 흩어져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남겼다.이런 여러 논란 속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인 ‘대왕고래’는 국회의 예산 협조가 선결과제로 대두된다.정부는 1개 유망구조 시추에 1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최소 5개의 유망구조를 시추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 예산안의 권한을 쥔 국회의 동의와 협조를 얻어내야만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내년 상반기 안에 1개의 유망구조 시추를 염두에 두고 최소 1000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예산 당국과 검토 중이다. 시추공 숫자는 작업 결과 등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지만, 변수가 많은 이번 프로젝트의 특성상 일단 1개의 시추공부터 뚫어본 뒤 추후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현재까지 정부가 제시한 계획은 내년에 심해 지역의 1차 탐사 시추를 개시한 뒤, 2025년부터 남은 유망구조에 대한 순차적인 탐사 시추를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심해 개발에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이 요구되는 점을 고려해 2025년부터는 외부 투자유치를 진행할 방침이다.우선 내년에는 100% 정부 지분이 들어간 석유공사의 출자를 통해 전체 사업비의 50% 가량을 충당한다. 남은 50%는 석유공사에 대한 정부 융자 형식으로 진행된다. 1000억 원 중 500억 원은 석유공사 출자로, 나머지 500억 원은 정부 융자로 내년 상반기 시추 작업을 시행한다.   -------------------------------------------------------------------------------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 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로 포항이 들썩였다. 모두가 이제 산유국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이번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 가스 매장설을 처음 밝힌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일면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유망성을 높게 평가했다.한국 석유·가스 개발 역사는 지난 19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 석유 탐사는 국립지질조사소가 전남 해안 우황리 일대에서 실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지난 1975년 12월에는 포항 영일만 인근에 시추공 3개를 뚫다가 2공구에서 시커먼 액체가 발견됐다. 그러나 당시 나온 기름은 10리터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원유와 다른 성분이었다. 또 시추공과 가까운 어느 곳에서도 더 이상의 석유나 가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한국의 석유 개발 소식에 자체 조사를 진행했지만,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지으며 시추를 중단했다.‘제7광구’의 경우도 일본과의 공동 개발에 진전이 없었다. 양국은 협정에 따라 제7광구를 공동으로만 탐사할 수 있는데, 일본이 우리나라의 탐사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974년 일본과 체결한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제7광구를 공동으로 탐사하고 개발해야 한다. 국제법 판결상 우리나라의 제7광구 단독 영유권이 인정되는 상황이지만, 당시 해저 자원을 개발할 기술이나 자본이 없었기 때문에 일본의 공동개발 제안에 응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협정체결 이후에는 지난 1986년까지 총 7개의 탐사시추가 진행됐으나 이 중 3개 시추공에서 소량이지만 석유와 가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지난 2002년 석유공사는 새로운 자원을 찾아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자는 목표로 ‘광개토 프로젝트’팀을 꾸렸다. 탐사는 포항 인근 동해에 집중됐다. 동해 탐사에서 희망을 발견한 광개토 프로젝트팀은 그간 축적해 온 데이터를 분석할 방법을 찾다 세계적인 심해 탐사 기술 평가 기업인 액트지오에 의뢰를 맡긴다. 그로부터 10개월 후인 지난해 말 석유 공사는 다소 놀라운 결과가 적힌 보고서를 받았다.이 보고서에는 포항 영일만 일대에는 상업적 가치가 충분한 석유와 가스 매장량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윤 대통령은 즉각 시추 탐사를 승인했다.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이렇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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