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정다원기자]김일만 포항시의장의 시의회 공무원 파견 인사(人事)전횡이 단순한 인사차원을 넘어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정재 국회의원 간의 `힘겨루기`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정재 국회의원은 오랜기간 라이벌, 갈등(?)관계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번 김일만 포항시의장의 인사 전횡사태는 지난 총선에서 특정 당협에 도움을 주었던 A씨에 대해 김의장이 보답차원에서 행한 보은 인사라는 의혹이 일면서, 자칫 두 사람간의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이 포항시 하반기 인사와 관련, 시와 이미 합의된 사항을 파기하고 `특정 인물 파견`을 고집하고 나서면서 불거졌다. 해당 인물은 국민의힘 포항북당협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알력다툼`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김일만 시의장은 당초 포항시의장 자리를 놓고도 자격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결국 의장자리에 오르면서 김정재 국회의원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지역정가의 여론이다. 포항시는 지난달 말 시의회의 요청에 따라 5급 행정직렬 2명, 시설직렬 1명을 파견하기로 확정짓고 지난 8일 하반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이번 인사는 시와 시의회간에 이미 합의된 사안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김일만 의장이 "농업직렬의 A씨를 파견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포항시는 "당장 인사 내용을 조정하기 어렵다"며 거절하자 김 의장은 "파견직 3명 모두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하고 나선 상황이다.이 때문에 시는 5급 전보인사를 확정짓지 못하면서 그 이하 직급을 포함해 약 2000여명의 인사발령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조직개편에서 신설한 `해양수산국`과 `관광컨벤션도시추진본부` 경우 이미 4급 국장이 임명됐으나 산하 직원을 배치하지 못해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시의회 일각에서는 "지금이라도 김일만 의장이 권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50만 시민을 대표하는 의회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한다"며 "시의회의 인사전횡으로 호우주의보속에 일선 읍면동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의장이 주민들의 안위는 뒷전인 채 당협의 눈치를 봐가며 포항시 인사를 파행으로 몰아가는 작태는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김 의장의 초유의 인사파행 사태는 국민의힘 포항북당협 측의 입김이 개입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다. 과거 이강덕 포항시장이 주재한 간부회의 내용을 A모씨가 몰래 녹취해 국민의힘 포항북당협 측에 넘겼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양측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최근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정재 국회의원 간의 사이가 좋아졌다는 얘기도 나돌았으나 이번 사태로 또 다시 냉각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