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규모의 체코 원전 입찰에 경쟁국 프랑스가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나섰다. 우리는 아직 산업부와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등 기업 중심으로 수주전을 벌이다보니 격(格)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분명 기술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리나라가 프랑스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인데, 어쩐지 불안하다. 이 시점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체코를 방문하는 시나리오도 괜찮을 듯 싶다. 입찰 최종전에는 우리나라의 한수원과 프랑스의 EDF가 경합을 벌이고 있고, 이달중 결정된다. 체코는 두코바니에 2기, 테멜린에 2기 등 총 4기(각 1.2GW 이하)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인데, 입찰계약은 30조원 규모다. 근래들어 이 정도 규모의 원전 건설 사업이 진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원전건설 강국들은 체코원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한국의 가격 경쟁력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kW당 3571달러로 미국(5833달러), 프랑스(7931달러) 등 경쟁국보다 훨씬 낮다. 반면 EDF는 건설 단가 및 공기 지연의 문제를 이미 드러낸 적이 있다. EDF는 영국 힝클리 1호기에 참여했지만 당초 준공계획이 2027년에서 최소 2029년으로 미뤄졌으며 총 공사비 역시 250~260억파운드에서 310~340억 파운드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져 일단 신뢰도면에서 한국이 앞선다. 원전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설공기인 만큼, 치명적 약점은 분명해 보인다. 반면 우리 정부는 가격 및 기술경쟁력을 무기로 2030년까지 10기의 원전 수출 목표를 세우고 원전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체코 원전 수주전은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2030년 10기 수출의 성패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다.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국과 프랑스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2009년 UAE원전 수주전 당시에도 우리나라와 프랑스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두 국가 간 1차전 에선 우리나라가 승리했다. 당시에도 정부간 대결 양상을 보였다. 양국의 대통령이 나서 총력전을 펼쳤다. 프랑스는 UAE에 파격적 군사 협력 카드를 제시했다. 재선을 앞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도 가능한 모든 카드를 던졌다. 당시 우리나라도 안보 협력을 제안하는 등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원팀을 꾸려 사력을 다했다. 정부는 물론 두나라의 치밀한 경쟁 끝에 중동에서의 원전 수주 1차전에선 우리가 승리했다. 유럽 한복판에서 15년 만에 프랑스와 2차전을 벌인다.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체코원전 수주전에 윤 대통령의 깜짝 방문은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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