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영식기자]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건설공사 2차 입찰도 끝내 실패했다.  조달청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 건설 공사의 2차 입찰이 최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2개 이상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가해야 하는데, 접수 마감일인 이날까지 1곳만 등록해 자동 유찰됐다.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해 가덕도 신공항 관련 총사업비의 78%(10조5300억원)를 차지하는 대규모 공사가 입찰자를 찾지 못해 두 번이나 유찰된 것은 충격적이다. 가덕도신공항보다 더 불리한 조건인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을 앞두고 있는 대구, 경북에도 비상이 걸렸다.27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가덕신공항 2차 입찰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현대건설은 대우건설 등과 팀을 이뤘고 1차 입찰에선 현대건설 컨소시엄도 등록하지 않아 입찰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2차 입찰에는 한 군데만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단독 입찰이기 때문에 결국 유찰됐다.공사비 10조5300억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건설공사 입찰에 국내 건설사들이 응찰하지 않았다는 건 그 만큼 사업성이 없다는 뜻이다. 1차 입찰에도 국내 대형 건설업체는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국내 건설사들이 외면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리한 공기 일정과 난공사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가덕도신공항보다 더 불리한 조건인 TK 신공항도 걱정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애초 2035년 개항으로 추진되다 부산 엑스포 유치전 과정에서 2029년 12월로 일정이 5년 이상 앞당겨졌다. 인천공항의 경우 1단계 건설에만 9년이 걸렸다. 국토부는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공항 전체를 해상에 지으려던 계획을 수정, 산을 깎아 육·해상에 걸쳐 짓는 것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부등 침하 가능성 탓에 계획 검토 단계에서 배제됐던 방식을 되살린 것이다. 모든 것이 부산엑스포 겨냥해 비상식적으로 계획됐던 것이다. 지난 2016년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작업을 했던 프랑스 전문 기업은 “태풍·해일에 취약하고 바다를 메워야 해 지반까지 약하다”면서 가덕도 공항 후보지에 대해 안전성·경제성 모두 낙제점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공항으로 적합하지 않는 곳에 무리하게 공항을 지으려다 보니 예비 타당성 조사나 사업비 추산 과정을 모조리 생략한 채 ‘무조건 지으라’는 특별법까지 만들었다. 각 당의 대선·총선 공약으로 대못이 박힌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 엑스포 변수로 완공 시점까지 5년 앞당겨졌다. 이런 와중에 부산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고 빨리 완공해야 할 이유도 사라진 셈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민 대상의 한 여론조사에선 54%가 ‘가덕도 특별법’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가덕도신공항 2차 입찰 유찰로 TK신공항 건설공사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차원에서 밀어준 가덕도신공항도 실패하는데, 그 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 있는 TK신공항은 더 큰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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