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의대 교수들이 집단 휴진 닷새 만에 이를 철회하고 복귀했다. 집단 휴진 철회는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속 교수들을 상대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압도적인 다수가 휴진 중단을 선택한 결과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강남센터 소속 교수들 중 투표 참여자(948명)의 74%가 휴진 중단을 지지했다.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20%에 불과했다. 서울대병원의 집단 휴진은 애당초 명분없는 행동이었지만 닷새 만에 자진 철회한 것은 교수들의 현명한 판단 때문이다.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경고음을 준 것이다. 다른 대학병원들도 서울대병원의 사례를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서울대병원이 전국 병원들의 집단 휴진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 병원의 자진 철회는 큰 파장으로 다가온다. 서울대병원이 이달 초 집단 휴진을 결의한 이후 세브란스병원, 아산병원 등 전국 주요 병원들이 앞다퉈 집단 휴진을 선언했다. 개원의 중심으로 지도부가 구성된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18일 전국 동네 의원들의 집단 휴진을 결의한 데 이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고 대학병원을 자부하는 서울대병원의 집단 휴진은 의료계에 도미노처럼 확산됐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의 집단 휴진은 일반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전혀 얻지 못했다. 이례적으로 환자 단체들이 내달 4일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것에서 보듯이 부정적인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애당초 집단 휴진을 만류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의 우려처럼 국민과 의료계 간 반목을 심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결국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자발적으로 병원 복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더 이상 버텨봐야 얻을게 없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의 집단 휴진 철회가 아직은 다른 대학병원으로까지는 확산되지 않고 있다. 가톨릭대와 성균관대는 25일부터, 연세대는 27일부터 각각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의협도 지역 의사단체들의 반발 속에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무기한 휴진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명분도 없고 국민들의 지지도 얻지 못하는 집단 휴진을 언제까지 할건가. 서울대병원 의대교수들의 현명한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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