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만든 `열린 관광지` 지도에 경북지역 관광지만 쏙 빠졌다. 더욱 웃기는 일은 경북관광지역에 전라권 여행지의 목록이 실려 있는 점이다. 이런 웃지못할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엉터리 관광지도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했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엉터리 지도를 제작, 배포하고 있는데도 경북도의 관광당국은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한국의 관광을 경북 빼고 논할 수 있을까. 국내 최대 관광지인 경주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찾은 안동, 그 밖에 불교유적 문화재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경북을 배제시킨 것은 문체부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뺀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엉터리 관광지도를 제작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열린 관광지`지도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지역별로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가족, 임산부 등을 포함한 관광객들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관광지를 만든다는 목표로 지자체에 국비와 홍보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경북관광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이 지도는 문체부가 관광공사에 예산을 지원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용역을 발주해 제작비 2600만 원, 가로 48㎝, 세로 76㎝의 크기로 총 3만 3000부를 제작, 전국에 배포된 것이다. 이 지도엔 경북의 경주 보문단지와 고령 역사테마관광지 2곳만 생색용으로 실려있다. 경북 곳곳이 관광보고인데도 그 큰 지역의 관광소개 목록은 없고 오히려 전라권 여행지 목록이 실려 있다고 하니 경북도민들이 보면 화가 치밀지 않겠나. 이 엉터리 지도를 처음 접한 것도 타 지역을 방문한 포항시민이었다. 그는 "타지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이 지도를 발견하고 낯 부끄러웠다고 했다. 정부가 마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엉터리 지도를 제작한 문체부 관계자는 "경북지역에서 신청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제작됐다. 너무 비어있다 보니 제작자가 전라권 여행지 목록을 경북지역에 표시한 것 같다"고 했다. 더욱 웃기는 것은 한국관광공사 측의 핑계다. "지도 제작 디자이너가 미처 생각을 못하고 제작한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말 같지도 않은 구차한 변명이다. 정부차원에서 전국에 배포하는 지도에 경북관광지가 쏙 빠진 채 그대로 제작할 수 있단 말인가. 조금 늦더라도 경북도에 신청을 받아 제작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이번 엉터리 지도제작의 책임은 문체부와 경북도 모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