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국민의 힘 중앙당이 최근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에 개입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포항시의회 위상을 송두리째 흔드는 ‘후진정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국민의 힘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자칫 다음 지방선거에조차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기초의회에까지 내정간섭을 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여론이 팽배하다.국민의 힘 중앙당은 지난 23일 오는 7월 지방의회 후반기 의장단 등 선출과 관련,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의장·부의장 후보자는 의원총회 선거를 통해 선출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국민의 힘이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포항시의회가 의원총회를 통해 의장 후보를 미리 정할 경우,사회적 지탄을 받는 인물이라도 양대 국회의원의 입맛에 맞으면 수(數)를 앞세워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다시말해 이변이 없는 한 다수당인 국민의 힘 후보가 본 선거에서 의장으로 선출될 공산이 크다.다수당이 의원총회에서 후보자를 사전에 선출하는 방식은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물이라도 포항시 남‧북구 양대 국회의원의 낙점만 받으면 의장이 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따라서 포항시민의 존경을 받고 리더십이 뛰어난 인물이 의장으로 뽑기 위해서는 의총대신, 시의원 개개인이 의사를 존중하는 자유 투표 방식으로 의회 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기초의회는 주민의 심부름꾼으로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정한 시민의 대변자 노릇을 할 때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을 온전히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현재 포항시의회는 33명의 의원중 국민의 힘 23석, 민주당 7명,무소속 3명으로 구성돼 있다.복당을 신청한 김철수‧조영원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최종적으로 25명으로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따라서 국민의 힘이 의총을 통해 사전에 선출된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당초 9대 포항시의회는 국민의 힘 22명, 민주당 7명, 무소속 4명으로 1/3이 비(非)국민의힘 이었다. 이렇듯 포항시민들은 민의를 잘 반영하라는 취지에서 일당 독재식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았다.하지만 의장단 구성에서 다수당이 단순히 인원수를 앞 세워 힘으로 몰아붙이면, 시의회는 전체 시민들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하고 특정세력들의 영욕만을 채우는 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임종백 포항지진피해대책 위원장은 “기초의회가 정당공천제의 폐단으로 국회의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다수당이 사전에 의장 후보를 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사전 물밑 작업으로 의장을 내정하게되면, 포항시의회가 지역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고 권력에 굽신거리며 충성하게 되면서, 민의는 뒷전이고 특정 세력들의 욕심만 채우는 꼴이 뒤기 십상이다”고 비판했다.포항시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국민의 힘 중앙당의 지침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전체 의원의 의견을 존중해 의회발전을 도모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무소속 김철수‧조영원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하는 6월 중순을 기점으로 의견 수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한편 이번 포항시의회 의장 선거에는 국민의힘 4선의 방진길‧이재진 의원, 3선의 김일만 부의장,백강훈‧안병국의원 등 5명의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후반기 의장 출마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던 백인규 현 의장이 또다시 등판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지역 정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백 의장은 양학동 도시계획도로 개설 관련해 자신의 땅이 보상대상 부지에 포함되면서 특혜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도로는 아파트 건설에 따른 교통분산 차원에서 개설하는 도로이지만, 위치가 교통체증을 해소하기에는 아파트 부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교통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아파트 부지 인근에 도로를 개설하는 것이 맞지만, 유독 백의원의 땅이 있는 먼 곳에 도로를 개설하는 바람에 특혜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에 대해 백인규 의장은 “포항시와 아파트 시행사가 협의를 해서 내 땅이 있는 곳에 도로를 개설한 것이다”며 “따라서 특혜가 아니다.더구나 시의원으로서 직분을 이용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특혜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