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사업에 국내 순위 50위권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궁금증을 주고 있다. 이번에 의향서를 제출한 국내 47개 건설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순위 1~7위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TK신공항 건설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에 대형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 반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는 대형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줄서고 있다. 포스코그룹 포스코이앤씨를 포함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국내 10위권 안의 대형 건설사들이 가덕도신공항 건설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TK 지역민들이 발끈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형 건설사들이 왜 TK신공항 건설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걸까.
우선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에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점 때문이다. 가덕도의 경우 재정 사업이어서 개항 목표 시기까지 지어준 뒤 10조원을 받으면 끝나는데, TK신공항의 경우 먼저 돈을 들여 군·민간 공항을 짓고 기존 공군기지 부지개발 이익금으로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맹점이 있다. 이 때문에 공기업도 아닌 민간 기업이 이런 리스크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선뜻 뛰어들 수 있겠는가. 대형 건설사들이 왜 SPC에 참여하지 않느냐고 따질게 아니라 왜 참여하지 않는지 그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 경기 침체 속에 부동산 상황도 어렵다 보니 기업들이 돈 되는 곳만 찾고 있다. 결국 특별법 개정을 포함해 가덕도에 상응하는 국비 지원을 늘리는 방법으로 그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아무리 그렇다치더라도 대형 건설사들의 이 같은 행위는 기업도덕성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이윤의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도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돈 되는 곳만 쫒아간다면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TK지역 대형 아파트 공사에 국내 대형 건설사 모두가 참여해 뭉칫 돈을 벌어갔다.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물량 10만3000여 가구 중 5개 대형 건설사는 3만8000가구(37%) 공급했다. TK에서 아파트 공사로 잇속만 챙기고 지역민들의 숙원 사업은 매몰차게 외면하는 대형 건설사들을 꼭 기억해야 한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이번 TK신공항 건설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국내 대형 건설사에게는 지역의 아파트 공사참여를 원천차단하는 극단적인 처방책도 한번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