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의 ‘이.조심판’과 민주당의 ‘정권심판이 맞붙은 이번 총선은 그 어느 총선보다 혐오정치로 오점을 남겼다. 보수와 진보로 나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골이 깊어졌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선거전은 막판까지 실망과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여야 모두 국가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데는 관심밖이었다. 막말을 일삼고 혐오를 부추겼으며, 상대방을 헐뜯는 네거티브로 일관했다. 여야 대표부터 듣기 민망한 말을 쏟아내며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데 열을 올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상대 당 여성 후보를 ‘나베’(냄비)라고 비하했다. 일본어 나베는 매춘부를 빗댄 성적 의미도 담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야당 후보를 겨냥해 “쓰레기”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레임덕, 나아가 데드덕을 만들겠다”고 외쳤다. 이번 총선을 빗대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검투사 정치(Gladiator Politics)가 정치적으로 양극화한 한국의 총선을 지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선거는 기형적인 위성정당이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등장했고 ‘의원 꿔주기’ 등 꼼수가 재현돼 초반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야의 공천 작업도 국민의 눈 높이에 맞지 않았다. 민주당은 김준혁, 양문석 후보의 자질·도덕성 논란에 모르쇠했다. 정치의 희화화도 너무 지나치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거두절미하고 대공세로 퍼부었다. 민주당 이 대표가 삼겹살을 먹었느냐, 소고기를 먹었느냐를 물고 늘어진 여당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여야의 선거운동 수준은 이미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막판까지 각각 ‘거야 견제’와 ‘정권 심판’을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줄곧 정권심판론이 우세하지만, 최근 민심이 요동치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우리의 소중한 한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한표가 될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며 기권하면 우리 정치는 영원히 삼류를 벗어나지 못한다. 막말과 무분별 선동, 부동산 문제 등으로 정치를 퇴행시킨 무자격 후보들이 판치는 선거였지만 그래도 희망을 보며 살아야 한다. 유권자의 한 표가 당락을 결정짓게 된다. 유권자의 한 표에 우리의 삶과 국가 운명이 바뀔 수 있다. 여야 누구를 심판했던 그 결과는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선거고 아름다움이다. 선거과정에서 서로 헐뜯고 싸웠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화합의 악수를 나누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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