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인근 강원도와 경남마저 소 럼피스킨병에 뚫리면서 이제 청정지역 경북만이 마지노선으로 남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소 럼피스킨병은 첫 확진 11일 만에 69건으로 늘어나는 등 파죽지세로 전국을 휩쓸고 있다. 전신성 피부병 증상으로 인한 유량 감소를 비롯, 비쩍 마르거나 유산·불임 등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발표한 충남 서산에서의 확진을 시작으로 10월 말 현재 전국에서 69건의 확진이 집계됐다. 국내 최대 한우사육지이자 청정지역인 경북은 특·광역시와 제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유일하게 전염되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자 경북도는 초비상에 들어갔다. 강원·충북·경남 등 인접한 도에서 잇따라 럼피스킨병이 발생하면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유입될지 모르기 때문에 선제대응만이 그 해답이다. 지난 1일부터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는 한편, 축산농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하는 등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도는 백신접종 후 3주 정도의 항체형성기간을 감안하면 이달 말쯤이면 이번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의 청정지역인 경북마저 소 럼피스킨병에 전염된다면 소를 키우는 농가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전국이 감염됐으나 유일하게 경북만 마지막까지 청정지역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전염병 극복 경험과 이에 신속히 대처한 민·관의 노력 때문이다. 소를 가장 많이 키우는 지역인 만큼 크고 작은 질병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도 강력한 대처가 그동안 시스템화 돼 있을 뿐 아니라 사육농가의 적극적이고도 자발적인 협력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 거점 소독시설 및 공동방제단의 모범적인 운영 등도 위기 때 빛을 발휘한다. 현행 럼피스킨병 백신의 지속 기간은 1년가량으로 알려졌다. 도내 모든 소에 백신을 맞히더라도 개체별 차이를 고려할 때 그 예방률이 100%에 도달하기는 힘들어 추가 방역대책이 필요하다. 의료계는 예방률이 80% 수준인 백신만으로 예방 효과를 기대할 경우 박멸까지 1~2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어찌됐던 청정 경북만큼은 소 럼피스킨병을 굳건하게 막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