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준영기자]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대기업이라해도 지방엔 근무하기가 좀 그렇네요. 그렇다고 회사가 월급을 두 배로 주는 것도 아니고 정부의 혜택도 아무것도 없잖아요” 포스텍을 졸업해 서울, 수도권으로 취업문을 두드리고 있는 김모(28.서울 강서구)씨는 교육 인프라가 좋고 대기업 포스코가 있는 포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털어놨다. 김씨처럼 지방대학을 나와 그 지방에 안착하지 못하고 서울, 수도권으로 올라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은 정부의 정책부재를 꼽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LG.포스코 등 대기업은 너도나도 기술연구소만큼은 탈(脫)지방화하고 있다. 석박사급 우수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정부가 우수인재를 지방 대기업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지방 대기업에 지원하는 석박사급 우수인재 등에게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처럼 지방과 수도권 기업이 똑같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어떤 인재가 지방에서 근무하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 대기업에 우선 지원하는 석박사급 우수연구인력에게는 정부가 병역특례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 정책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의 정책이 선행되지 않으면 결국 우수인재는 대기업이 몰려있는 수도권을 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LG, 삼성, 포스코 등 대기업들도 우수인재 영입을 위해서는 너도나도 지방을 탈피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노른자 성남 분당구 판교신도시는 대기업 군락지로 불린다. 이곳 성남 분당구에는 네이버, 카카오, 코스맥스, NHN, 넥슨, 엔씨소프트, 안랩, sk플래닛, 포스코ict 등 국내 대기업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여기에 포스코그룹의 미래기술연구원도 성남 위례지구에 R&D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주요 분야인 인공지능(AI)ㆍ빅데이터ㆍ이차전지소재ㆍ수소 등의 석박사급 우수인재 영입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 LG그룹과 롯데그룹도 LG사이언스파크 R&D센터와 롯데R&D센터 등을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로 옮겼고, 삼성도 구미의 연구센터를 용인으로 옮겼다. 이밖에 화장품 기업 잇츠한불은 최근 충북 음성에 위치했던 기술연구원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로 이전했고, 화장품 및 제약 중견그룹인 한국콜마홀딩스는 전국에 흩어져 있던 연구소를 한데 모은 통합기술원을 서울 서초구 내곡동으로 이전했다. 미래 신사업을 이끌 연구개발(R&D)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선 지방보다는 서울, 수도권이 아무래도 수월하기 때문이다.서울로 R&D센터를 이전한 대기업 한 관계자는 "그동안 석박사급 연구원들의 지방 근무 기피로 우수 인력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R&D센터 서울 이전은 지방 R&D센터를 둔 경쟁사와의 우수인재 확보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수인재들이 지방을 기피하는 것 중 하나가 정부 정책의 부재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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