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필국기자]“KIC는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말고 국부펀드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지난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류성걸 국회의원(대구 동구갑)은 KIC의 증권대여 업무가 불법 공매도 세력을 지원하는 모양새라며 이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법적 요건을 지키지 않는 불법 공매도 문제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투자은행(IB) 두 곳이 국내 증시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 적발했으며, 1~9월 불법 공매도 제재 건수는 45건으로 역대 최대이다. 공매도란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주문을 내는 투자전략을 말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공매도가 비정상적인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시장을 교란하는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단기간·무차별적 공매도로 기업가치를 회생 불가능한 수준으로 크게 훼손시키고, 루머를 퍼뜨려 주가 하락을 부추겨 일부 세력이 단기 차익을 도모하는 사례가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발생,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KIC의 증권대여 업무가 이와 같은 불법 공매도 세력을 지원한다는 지적이 있다. 공매도 과정에서 반드시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빌리는 게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불법 공매도에 연루될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 KIC는 2007년 이후 현재까지 증권대여 업무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대여한 증권 수가 연평균 3,063개, 대여금액은 연평균 173억5518만2333 달러(한화로 23조4720억원)에 이른다. 그리고 대여 수수료로 연평균 약 3300만 달러, 원화로 약 450억원을 챙겼다. 이와 같은 KIC의 증권대여업무는 세계 최대 연금, 국민연금 등 증권대여 제한하거나 중단하는 추세에도 반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GPIF는 지난 2019년부터 증권대여가 장기 투자자로서 ‘선관주의 의무`에 반한다며 제한하고 있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또한 평판 리스크로 인한 신뢰도 하락을 이유로 지난 2018년 이후 국내 주식에 한해서는 주식대여를 하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류성걸 의원은 “최근 불법 공매도가 기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KIC는 최근 매년 평균적으로 3.000개 이상, 23조4,000억원이 넘는 금액의 증권을 대여하고 있다. 이러한 KIC의 행위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불법 공매도 세력을 도와줄 위험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류 의원 “KIC가 주식대여를 통해 챙기는 수수료 수익은 매년 약 450억원 수준이다. 비록 적은 금액은 아니나 245조원(1814억 달러)인 총자산운용 규모에 미미한 수준이고, 주식대여는 국부펀드로서 본연의 핵심 업무도 아니다”며, “자칫 지난 2020년 월스트리트를 흔들어 놓았던 게임스톱 사태와 같은 불법 공매도 관련 금융 사건이 발생할 경우, KIC는 국민과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고 국부펀드로서 ’선관주의 의무‘에 크게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류 의원은 “미미한 수수료 수익에 집착하여 국부펀드로서 본연의 업무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며 “KIC는 증권대여 업무가 장기적으로 책임투자 관점에서 바람직한지, 그 절차는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철저하게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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