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일본 사츠마(薩摩, 지금의 가고시마)번의 청년단이었던 헤고니세(兵兒二才)는 신라 화랑도의 영향을 받아 생겨났다”
대구한의대학교 박홍식(대구한의대 화랑정신문화연구소장 ․ 사진)교수는 오는 25일 일본 쓰쿠바대학교(筑波大學校)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니시나카 겐지(西中 硏二)씨가 자신의 논문 ‘사츠마(薩摩) 헤고니세(兵兒二才)와 신라 화랑도의 비교연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밝혔다.
겐지씨가 화랑도의 전파자로 주목하는 이는 17세기 일본의 대표적인 주자학자인 하야시 라잔(林羅山,1583-1657)인데, 그는 조선의 학자 강항으로부터 주자학을 배워 일본 주자학의 시조가 된 후지와라 세이카(藤原惺窩, 1561년-1619)의 제자다.
겐지씨는 “하야시 라잔이 화랑도 정신과 구체적인 화랑도 설화 등을 동국통감을 통해 숙지하고 이를 교재나 강의, 시회(詩會)를 통해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화랑도가 일본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논문에 의하면, “1637년 시마바라의 난이 발발했을 때 이즈미지역의 지방 관리였던 야마다 슈겐은 시마바라 출전부대에 자신의 아들인 마츠노스케를 대장으로 하는 국경수비대를 국경에 파견했다. 마츠노스케는 약관 13세로 보기 드문 미소년이었다. 아름답게 치장한 마츠노스케가 선두에서 말을 타고 출전하면 헤고니세의 젊은 무사들은 마츠노스케의 면전에서 전사한다면 이 세상에 미련을 남길 것이 없다고 하며 용감하게 뒤를 따랐다. 이 마츠노스케의 용감한 자태야말로 아득히 먼 신라에서 탄생한 화랑도가 천년의 시공간을 넘어 일본의 사츠마에까지 전해진 모습이었다.”고 적시하고 있다.
박홍식교수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신라 화랑도에 대한 연구는 1932년 아유카이 후사노신(鮎貝房之進)의 ‘화랑고’ 와 1948년 미시나 쇼에이(三品彰英)의 ‘신라화랑의 연구’등이 대표적이나 신라 화랑도가 일본 문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은 이 논문이 처음이다.”며 “앞으로 이 방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의 새 지평이 열렸다는 점에 그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교수는 “본 논문은 하야시 라잔의 화랑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사츠마 헤고니세의 세속오계에 대한 전승 등 앞으로 검증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