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5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예비주자들의 물밑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차기 원내지도부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에 동력을 실을수 있는 출범초 1년간 보조를 맞추는 여당의 원내사령탑이다.
정부와 어떤 관계를 가져가느냐가 향후 당ㆍ청 관계는 물론 새 정부의 순항 여부와 직결되는 것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해야 하는 임무도 안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초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친박(친박근혜)계 실세가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대체로 이견이 없다.
이한구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지도부도 친박계 중심이지만, 새 정부의 순항을 지원하려면 박 대통령의 국정기조를 잘 이해하는 친박계 인사가 바통을 넘겨받아야 한다는 논리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12일 "새 정부 첫 해이기에 일단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입법화가 차기 원내지도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새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 달성을 위한 150여건의 입법화가 `숙제`라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4선의 이주영 의원과 3선의 최경환 의원이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중립 성향이었던 이 의원은 작년 5월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탈락했지만 박 대통령이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선 2011년 12월부터 당 정책위의장, `박근혜 경선캠프` 부위원장과 대선기획단장, 대선캠프 특보단장 등을 맡으면서 신(新) 친박으로 부상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최 의원은 대선을 두달여 앞둔 작년 10월 당시 `박근혜 최측근 인적쇄신론` 속에서 대선후보 비서실장에서 전격 사퇴한 뒤 아무 직책을 맡지 않았지만 새 정부 출범후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힌다. 원내수석부대표로서 각종 여야 협상을 실무적으로 총괄해온 만큼 원내대표직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서병수 사무총장의 원내대표 도전설이 돌았지만 서 총장은 내년 부산시장 선거준비를 전념하는 데에 무게를 두는 기류다.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에서는 쇄신파 대표격인 5선의 남경필 의원이 출마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늦어지면서 `정치실종` 비판을 받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새 정부의 공약실천을 위한 입법과제가 산적한만큼 당장 차기 원내대표에게는 야당과 소통할 수 있는 정치력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또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정치재개로 `새 정치`가 앞으로 정치권의 화두로 재부상하는 시점이어서 이에 부합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과거 여당에 `청와대 거수기`였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만큼 당청간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역할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외에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당의 보수색채가 짙어질 지, 아니면 중도층에 지지세를 확보한 안 전 교수의 정치행보 여파로 중도ㆍ개혁성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사의 입지가 넓어질 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