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부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각을 날카롭게 세웠다.
제18대 대선이 22일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초반 기선 제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첫 선거유세인 대전역 유세에서 "지금 야당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이라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면서 "정권을 잡자마자 국가보안법 폐기하겠다, 사학법을 개정하겠다며 이념투쟁으로 날밤 지샌 거를 기억하시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셈이다.
그러면서 "민생은 파탄이 나는데도 밤낮없이 국민을 편가르고 선동했다. 입으로는 서민정권 주장했지만 지난 정권에서 서민을 위했던 정책 여러분 하나라도 기억나는 게 있느냐"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어 "당시 대학등록금은 역대 최고로 무지막지하게 뛰었고 부동산도 역대 최고로 폭등했다. 양극화는 심화됐고 비정규직이 양산됐다"며 "그런데 한 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한 적이 있느냐. 지금도 남탓만 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준비된 미래로 가느냐, 아니면 실패한 과거로 되돌아가느냐 중대 기로에 서있다"며 "이런 실패한 과거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느냐"고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저와 새누리당은 국민을 니편내편으로 나누거나 편가르지 않고 지역과 세대도 편가르지 않고 또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도 가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대통합으로 다함께 손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든 힘을 함께 모으겠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중원에 첫 `깃발`을 올리며 제18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오전 대전을 시작으로 세종시와 공주ㆍ논산ㆍ부여ㆍ보령 등 충청권을 집중적으로 훑는다.
역대 대선에서 전통적으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충청권은 2002년 16대 대선 이후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지난 2010-2011년 `세종시 정국`과 지난 4ㆍ11총선을 거치며 새누리당이 우위를 점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지난 26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이 지역에서 44.7-40.8%(조선일보), 42.6-32.6%(세계일보) 45.0-44.6%(동아일보)등의 지지율을 보였다. 박 후보로서는 `불안한 우위`인 셈이다.
최근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통한 이인제 대표의 영입과 충청 출신인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지지선언으로 우호적 분위기를 만든 데 이어 박 후보가 충청권을 선거운동에서 가장 먼저 공략한 것은 우위를 확실히 다지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중원에서 우위를 차지하면 전북, 강원, 경기 남부 등 인접 지역으로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점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28일까지 1박2일간 충청→전북→충청→경기 등 8개 시도, 20여개 시군을 돌면서 유권자를 만나는 강행군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충청 방문 뒤에는 전북 전주시를 찾아 하룻밤을 묵는다.
앞서 그는 이날 국립현충원을 찾아 헌화ㆍ분향하면서 방명록에 "책임있는 변화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