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주화산은 중국 불교의 4대 성지 중 하나이다. 불교신자들에게는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이 오기 전까지 중생을 계도하는 역할을 하는 지장보살의 거처로 숭배되고 있다. 흥미 있는 것은 주화산의 오늘을 만들어낸 사람이 신라 출신의 고승 김교각이라는 사실이다. 신라의 왕족 출신이었던 스님은 당시 유행이던 왕족들의 출가를 몸소 실천한 인물로 당대에 이미 지장보살의 화산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여행자들에게 주화산은 인근의 황산에 비해 볼거리의 화려함은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지장보살의 도량임을 나타내는 경건하고 신비한 분위기가 압권이다. 심지어 중국사람들도 황산은 단지 눈으로 즐기고 마는 산이지만, 주화산은 사후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성의 산이라는 평을 할 정도이다. 1년 내내 사람으로 미어터지는 황산의 인파에 질린다면, 주화산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1,300년 전 중국의 정신세계에 큰 족적을 남긴 한 명의 한국인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한때 5,000명의 승려들이 거주했을 정도로 거대한 사찰군이었지만 현재 남아있는 절은 90개 정도. 그나마 관리가 제데로 되지 않아 폐사처럼 나뒹구는 곳이 대부분이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서 주요 사찰들만 순례한다면 하루면 충분하다. ▲천대= 주화산 남동쪽에 있는 산봉우리. 김교각스님이 수행을 했던 곳으로 스님의 발자국이 새겨진 고배경대, 거처로 쓰던 지장고동, 천대사 등이 있다. 이중 천대사는 주화 산에서 가장 높은 사원중 하나로 전망대를 겸하고 있다. 굳이 성지순례에 뜻이 없다 해도, 천대로 오르는 산행길이 아름답기 때문에 트레킹 삼아 오르면 좋다. ▲지원사= 주화산 최대의 사찰로 황금빛 지붕으로 인해 가장 먼저 눈에 띤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로 천왕보전, 대웅보전, 장경루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지원사는 주화산 90개의 사찰을 총괄하는 방장스님의 거처이기도 하다. 최근에 재단장을 해서 특별한 구석은 없다. ▲육신보전= 주화산 최대의 성지. 열반한 지 3년이 지나도록 사체가 부패하지 않는 기적을 연출한 김교각 스님의 유회가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지기 때문에 이후 김교각 스님이 지장보살의 화신 혹은 지장보살 그 자체로 인정받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경외감에 가득 찬 사람들은 스님의 유해를 등신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호국육신보탑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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