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관리원(이사장 강승철)은 수사기관과 함께 주유기 전자기판을 조작해 정량에 미달하는 석유를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기획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강승철 이사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가짜 휘발유의 주원료인 용제의 불법 유통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가짜 경유를 만들어 팔거나 주유기 전자기판을 임의로 조작해 석유를 정량보다 적게 판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능적인 정량미달 판매행위에 대한 적발실적은 2009년 3개 업소에 불과했지만 2010년 13개 업소, 지난해 22개 업소, 올해 1∼6월 26개업소 등으로 크게 늘고 있다.
석유관리원은 기술표준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동화프라임㈜ 등 주유기 제작사들이 참여하는 주유기 불법 조작 방지를 위한 유관기관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강 이사장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몇 만원 단위로 주문하지 말고 리터 단위로 주문하는 것이 정량 미달 판매를 피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강 이사장은 또 "가짜 휘발유의 주원료인 용제 불법 유통 단속을 강화한 뒤 가짜 휘발유가 거의 사라진 대신 등유 등을 혼합한 가짜경유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석유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등유를 혼합한 가짜 경유까지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이틀에 한 번 꼴로 가짜 휘발유를 적발했는데 용제의 불법 유통을 차단하고 일일 점검을 시행하자 지난 4월11일 이후 가짜 휘발유는 1건도 적발되지 않았다"며 "일부 길거리 판매를 제외하면 주유소의 가짜 휘발유 판매는 실질적으로 근절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고유가에도 휘발유 소비가 증가한 것은 가짜 휘발유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석유관리원이 작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짜 석유 판매에 따른 탈루액은 연간 1조6천억 원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관리원은 가짜 제품 비중이 휘발유는 10%, 경유는 15%인 것으로 추정했다.
석유관리원은 가짜석유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이르면 2014년부터 석유제품의 전체 유통과정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석유시장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이 경우 주유소의 매입·매출 물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만큼 현장 단속이 쉬워진다.
강 이사장은 "이 시스템이 시행되면 가짜석유는 물론 무자료 거래, 불법 면세유,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등 불법 유통행위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짜석유를 취급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원료 공급자까지 추적, 반드시 단속할 것"이라며 "지자체의 행정처분, 수사기관의 형사처벌, 국세청의 부당이득 환수 등으로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