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5천만 년 전 ‘화학적 작용’으로 생성 미륵동ㆍ탑실 등 12개 광장ㆍ5개 소 형성 불영계곡ㆍ불영사, 주변 볼거리도 ‘풍성’ 지하 깊은 곳에서 잠들어있던 수억 년의 신비가 펼쳐지는 석회동굴 울진성류굴은 안에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지하궁전을 방불케 한다. 자연조형이 금강산을 닮았다 해 ‘지하 금강’으로도 불리는 성류굴은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왕피천이 굽이돌아 선유산을 휘감고 돌아가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성류굴은 경북의 대표적인 석회동굴로 최초의 천연기념물(제155호) 지정과 우리나라 최초의 관광동굴로 개방(1967년)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성류굴은 1차동굴인 용암동굴과는 달리 화학적 작용에 의해 형성된 2차 천연석회암 동굴이다. 즉 석회암이 순수한 물에 녹아 생긴 것이 아니라 지하수에 녹아 있는 산(酸)에 의해 용식작용이 일어난 석회동굴로 생성 시기는 2억5000만 년 전 쯤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류굴은 내부 온도 14.7℃, 수온 13.9℃, 전장 472m의 길다란 동굴로, 미륵동, 탑실 등 12개의 광장과 5개의 소(沼)으로 형성돼 있다. 이중 11광장(음향동)과 12광장(보물섬)은 동굴 보존차원에서 관광객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ㄷ’자형을 이루고 있는 동굴 내부에는 각양각색의 종유석과 석순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연무동 석실과 은하천 오작교, 미륵동, 용신리 선녀교 등으로 이어지는 광장은 저마다 눈에 띄는 신비경을 뽐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머리를 쓰다듬으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산타클로스상이 있는 제10광장(여의동)과 모자상 등이 있는 제8광장(초연광장)이 가장 볼 만하다. 부처님 세 분이 일렬로 서 있는 듯해 삼불상이라 불리는 제11광장과 종유석 및 석순이 영롱한 보석처럼 자라나 보물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제12광장도 장관이라고 전해지는데, 이 두 곳은 동굴보존지역으로 지정이 되어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따라서 동굴은 제10광장 여의동에 있는 산타클로스상을 기점으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 그런 성류굴의 원래 이름은 선유굴이라고 한다. 신선이 노닐 만큼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는 데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하는데, 성류굴이라는 지금의 이름은 임진왜란(1592년)때 생겨났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굴 앞에 있던 성류사라는 사찰에 있던 불상을 굴속으로 피란시켰는데 ‘성불이 유한 굴’이라고 해서 `성류굴’이라고 부르게 됐다. 또 2억5000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류굴에는 슬픈 역사도 깃들어 있다. 임진왜란 때 인근 주민들이 왜적을 피해 이 성류굴로 피난했는데, 이를 탐지한 왜병들이 동굴 입구를 막아 모두 굶어 죽었다고 전해지며, 그 뒤 동굴 도처에서 사람의 뼈가 수도 없이 발견됐다고 한다. 동굴 앞에 흩어져 있는 돌은 왜적들이 굴을 막을 때 썼던 돌이라고도 하는데, 그 진위는 알 수 없다. 울진군의 의뢰로 지난 2006년 6월부터 1년 동안 한국동굴연구소(소장 우경식 강원대 교수)가 성류굴 조사를 벌인 결과 10강 24목 43과 49속 54종의 다양한 동굴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양귀비 고둥류 및 수서 연체동물류와 비슷한 2종의 미기록종 생물이 공개하지 않은 지역 호수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눈이 없고 색소가 결핍된 진동굴성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쥐며느리 1종도 국내 처음으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또 총연장 870m 중 개방구간 270여m를 탐사한 결과 약 85m의 수중 통로를 새로 찾아냈으며, 물 속에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이 있는 것을 국내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200만 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던 빙하기와 간빙기의 증거를 보여주는 현상이며, 성류굴 주변의 암석이 하부 고생대 오로드비스기(약 4억6000만년~4억7000만년) 동안 퇴적된 것이라는 사실도 처음 밝혀져 성류굴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동굴 보호를 위해 지난 1973년부터 출입을 통제한 울진 성류굴 끝 지점을 울진군이 지난해 8월6일 처음으로 일반에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성류굴 11ㆍ12 광장에 본지 취재진이 동행해 둘러본 동굴 내부는 지금까지 개방된 동굴과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동굴을 만나는 듯했다. 석순과 종유석이 동굴 생성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울진 성류굴 11호 광장은 온갖 형상의 종류석과 석순이 서로 경쟁하듯 천장과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탄산칼슘 결정체로 신비로운 빛을 내는 `방해석’과 석회석 물방울이 튀어져 만들어진 ‘동굴 산호’까지, 모두 수억 년 전 동굴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동굴의 하나로, 고려 말의 학자 이곡(李穀)이 성류굴에 대하여 언급한 ‘관동유기(關東遊記)’는 한국 최초의 동굴탐사기가 되는 셈이다. 한국의 석회암동굴 중 최남단에 위치한다는 지형학적 측면에서도 주목되는 동굴이다. 그러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관광동굴로 개발된 이후에는 그 훼손도가 매우 심각하다. 성류굴은 굴 주변 층암절벽에 있는 측백나무도 볼 만하다. 수령이 1000여 년에 달한다는 자연생 측백나무는 현재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되어 있다. 성류굴 앞 다리로 왕피천을 건너면 측백나무와 매표소 정자의 멋진 어울림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굴 관람시간은 30분 정도며, 허리를 구부리고 지나가야 하는 공간이 많아 어린이나 노약자는 주의해야 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관람료는 어른 3,000원(단체 2,500원), 중ㆍ고생 2,000원(단체 1,500원), 어린이 1,500원(단체 1,000원)이며, 주차료는 무료이다. 문의는 울진군청 문화관광과(054-789-6393)나 성류굴관리사무소(054-782-4006)로 하면 된다. ▩주변에 이런 곳도 있어요 ▲불영계곡과 불영사= 자연의 신비한 비경을 그대로 품고 있는 불영계곡(명승 제6호)은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까지 15㎞의 길고 깊은 계곡을 이루고 있어 ‘한국의 그랜드캐넌’으로 불린다. 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은 도로 곳곳에 지어진 전망대에서 잘 볼 수 있으며, 여름철에는 계곡 피서지로, 봄ㆍ가을은 드라이브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불영계곡을 흐르는 불영천은 전형적인 감입곡류로 계곡을 더욱 깊게 만들고 상류에 위치한 불영사(연못에 부처모양의 바위 그림자가 비쳤다하여 이름 붙여짐)는 하천에 의해 절단된 구하도(과거 하천이 흐르던 물길)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백암온천과 덕구온천= 울진군 평해읍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88번 국도를 따라가면 백암온천이 있다. 연간 150만 명이 찾는 국내 유일의 유황온천인 백암온천은 천연알칼리성 라듐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48℃의 온천욕을 즐기기에 적당한 온천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지표면으로 자연적으로 흘러나오는 온천)인 덕구온천이 경북 최북단 온천으로 해발 999m의 응봉산 아래 자리 잡고 있다. ▲민물고기전시관= 남대천, 불영천 등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로 소문난 울진에 민물고기전시관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국내 최초의 살아있는 민물고기 전시장인 이곳은 실내외 전시장과 학습장이 있으며, 7번 국도에서 불영계곡으로 이어지는 36번 국도상 왕피천 변에 위치한다. 전시장에는 물고기에 대한 퀴즈 프로그램, 표본 및 물고기 알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환경 및 생태에 대한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개관시간은 9~17시. ▩찾아 가는 길 ▲자가운전=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제천~영주를 통해 울진으로 가거나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안동에서 울진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또 포항에서 울진으로 7번 국도를 타고 가도 되는데, 소요시간은 세 코스 모두 비슷하다. 성류굴은 울진 시내에서 7번 국도를 타고 포항 방면으로 내려오다 영주로 가는 36번 국도 갈림길을 지난 후, 바로 만나게 되는 수산교를 건너 우회전해 6㎞ 정도를 더 달리면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왕피천이 흐른다. ▲대중교통= 울진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되는데, 시내버스로는 10여 분이 걸린다. 울진에서 성류굴까지는 6㎞. 울진~성류굴간 시내버스 시간은 09:00, 10:40, 13:50, 16:00, 17:40 5차례. 대구 동부정류장에서 울진행 시외버스를 타도되고, 영주터미널에서 울진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타도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도 울진행 직행버스가 하루 5차례 운행된다. 김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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