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제헌의회 선거 중간개표 결과 자유주의 성향의 국민연합(NFA)이 승리 가능성을 굳혀 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현재 개표 공식집계에 따르면 NFA는 벵가지를 비롯한 동부 주요 도시에서 이슬람주의 정의건설당(JCP)을 크게 앞섰다. NFA는 벵가지와 알베이다 선거구에서 각각 9만5천733표와 4만7천551표를 얻어, 1만6천143표와 4천790표에 그친 JCP를 압도했다. 다르나, 쿠바, 토브룩 등 다른 동부 지역에서도 NFA가 5만7천234표를 얻은 반면 JCP는 8천333표를 기록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벵가지는 반정부 세력이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하고 트리폴리를 장악하기 전까지 임시정부의 수도 역할을 한 상징적인 도시이자, 무슬림형제단의 지원을 받는 JCP의 거점 도시여서 개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은 NFA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두 정당간 격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NFA는 세속주의, 자유주의 성향의 군소 정파 50여개의 연합체이며, 과도정부 총리를 지낸 마흐무드 지브릴(60)이 진두 지휘했다. 수도 트리폴리의 집계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추세로 미뤄 정당 후보 투표에서 NFA는 JCP에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리비아 제헌의회는 무소속 의석과 정당 의석 각각 120석과 80석으로 구성된다. NFA가 정당별 후보 투표에서 승리가 유력하지만 최종 선거 결과는 무소속 의원과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파이살 크레크시 NFA 사무총장은 "공식 집계로 볼 때 정당 소속 55명과 NFA에 연대한 무소속 의원 45명을 합쳐 최소 100석을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지브릴 전 총리는 이날 "새 리비아에서는 어느 세력도 배제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연정 확대를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국가과도위원회(NTC) 위원장은 이슬람주의자에게도 정치적 역할이 있다면서도 튀니지나 이집트처럼 혁명 후 정권을 장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JCP는 정당 후보 득표에서 밀렸지만 무소속과 연대로 1당이 될 것이라며 선거에서 패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사완 JCP 대표는 "우리쪽 후보가 무소속 당선자의 과반을 차지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최종 결과는 우리가 1당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리비아 국민은 지브릴이 이슬람주의자인줄 알고 투표했다며, 세속주의자이자 자유주의자인 지브릴이 국민들을 속였다고 사완 대표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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