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시카고 남부에서 열리는 전미 최대 규모의 흑인 퍼레이드 참가 계획을 돌연 취소,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8월 11일 열리는 제 83회 `버드 빌리켄 퍼레이드(Bud Billiken Parade)`에 그랜드 마셜(퍼레이드 리더)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된 후 재선본부가 나서 이를 번복했다.
재선본부 측은 "일정이 겹친다"는 이유를 들면서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며 배움을 격려하는 퍼레이드의 목적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퍼레이드 준비위원회 측은 "오바마 대통령은 `버드 빌리켄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이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준비위 측은 "참석을 100% 확신한다"며 "시카고 경찰국과 연방 비밀경호국 관계자들이 현재 보안 계획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 취소 사실이 알려지자 준비위 측은 "매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퍼레이드 총책을 맡고 있는 콜로넬 유진 스캇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을 그랜드 마셜로 세우기 위해 백악관까지 찾아갔었다"며 "재선본부에서 대통령의 일정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규모의 흑인 퍼레이드인 버드 빌리켄 퍼레이드는 매년 8월 둘째 주 토요일, 학생들의 개학을 앞두고 개최된다.
이 행사는 현존하는 최초의 흑인 신문 `시카고 디펜더(1905년 창간)` 설립자 로버트 애보트와 편집장 루시어스 하퍼가 1929년 8월 흑인 신문팔이 소년들을 격려할 목적으로 처음 개최한 후 "교육만이 평등한 삶을 보장한다"는 교훈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로 매년 이어져오고 있다.
이 행사에는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여들어 7만5천여 명의 학생들이 펼치는 대규모 퍼레이드를 지켜본다.
준비위 측은 올해는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으로 참가자가 예년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공교육 개혁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강조할 계획이었으나 주제가 변경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카고 출신 오바마 대통령은 이 행사의 오랜 단골 손님으로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대선 후보 등의 자격으로 이미 4번이나 퍼레이드 그랜드 마셜로 참가했으나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참석한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