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리아에서의 폭력사태가 지난 4월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휴전협정을 맺기 전보다 더 악화했다고 유엔 조사단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5월 말 시리아 훌라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100여 명이 사살된 `훌라 학살 사건`의 책임 주체가 정부군일 가능성이 있다고 조사단은 결론을 내렸다. 아사드 정권은 당시 훌라 학살이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부인한 바 있다.
유엔 시리아 조사단을 이끈 파울로 세르게이 핀헤이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이런 조사 결과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는 "훌라 학살의 진범을 가리려면 좀 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그곳에서의 학살 수법은 정부군이 이전에 저질렀던 수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군 혹은 친정부 민병대인 `샤비하`가 반군보다 훌라에 접근하기 쉬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시리아를 "범죄 현장"이라 부르면서 "조사단은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한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그러나 반군이나 알려지지 않은 외국 단체들이 당시 학살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또 이전에는 반군이냐 정부군이냐에 따라 시리아에서 희생자가 나왔지만, 최근에는 종교적 이유로 공격의 대상이 되는 희생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단은 파악했다.
장 마리 게에노 유엔 시리아 부특사는 이날 회의에서 시리아에서의 폭력 사태가 지난 4월 12일 정전협정을 맺기 전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코피 아난 특사가 제시한 6개 항의 평화 중재안은 "확실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과 아랍연맹(AL)의 시리아 문제 담당 특사를 맡은 아난은 지난 3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모두의 폭력행사 중단,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의 정부군 철수, 정치적 대화 시작 등 6개 항의 평화 중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시리아는 이런 유엔 조사 결과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반발했다.
파이잘 카바즈 함위 시리아 대표는 "이같은 정치적인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의한 뒤 시리아에 대한 `허위 정보`와의 전쟁이라고 비난했다.
조사단은 시리아의 각 지역, 특히 훌라에는 직접 접근하지 못한 채 관계자 인터뷰와 사진, 영상 자료에 근거해 이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난 특사는 오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예정대로 열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30일 회의에는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난 특사는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미국 등 안보리 이사회 5개 상임 이사국과 터키,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유럽연합(EU)을 회의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당초 러시아는 이란의 참석을 희망했지만, 미국은 이란의 참여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