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의료서비스노동조합(HSU) 사무총장 재직시 법인카드를 `콜걸 서비스` 등에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크레이그 톰슨 하원의원의 스캔들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호주 언론들의 선정적이고 경쟁적인 보도로 사건의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연일 까발려지는 데다 톰슨 의원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매춘녀까지 방송에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 매춘녀는 서로 다른 유력 방송사에 번갈아 출연, 상반되는 진술을 펼쳐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매춘녀는 지난주 호주의 유력 방송사인 채널9의 `커런트 어페어`란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톰슨 의원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채널9이 이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매춘녀에게 6만 호주달러(약 7천만 원)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톰슨 의원은 즉각 "어떤 매춘녀라도 6만 호주달러를 주겠다고 하면 기꺼이 방송에 출연해 거짓말을 하려 할 것"이라며 "채널9과 `커런트 어페어`가 보도한 내용은 모두 날조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제는 이 매춘녀가 일주일 뒤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이번에는 "톰슨 의원과 관계를 갖지 않은 것 같다"고 엇갈린 진술을 하면서 더욱 커졌다.
이 매춘녀는 6일 밤 채널9과 경쟁관계인 채널7의 `투데이 투나잇` 프로그램에 출연해 "뒤늦게 여권을 확인해보니 문제가 된 2005년 5월에는 뉴질랜드에 있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톰슨 의원과 관계를 할 수 없었다"며 "솔직히 잘 기억이 나지 않으며 톰슨 의원과 그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커런트 어페어`에 출연하고 난 사흘 뒤 채널9 측에도 문자 메시지를 보내 "여권을 확인해보니 톰슨 의원과 관계를 했는지 잘 모르겠고 내가 착각했던 것 같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채널9 측으로부터 인터뷰 섭외를 받았을 때만 해도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전혀 몰랐었고, 자신의 진술이 집권 노동당 정권을 무너뜨릴 수도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사안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고 덧붙였다.
초선인 톰슨 의원은 노동당 소속이었으나 이 스캔들로 출당당했다.
그녀는 아울러 채널9이나 채널7 측으로부터 어떠한 돈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자 궁지에 몰렸던 톰슨과 노동당 의원들은 채널9에 대해 "언론 윤리를 망각했다"며 반격에 나섰으나 `커런트 어페어`의 책임 프로듀서인 그랜트 윌리엄스는 "문제가 너무 커지자 겁에 질린 여성이 진술을 바꾼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