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스튜어트 N. 에시어(Stewart N. Ethier, 62 ․ 사진) 유타대 교수가 한국의 심각한 기초학문 기피현상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의 해외고급과학두뇌초빙활용사업 ‘브레인 풀`(Brain Pool)에 선정돼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 말까지 영남대 통계학과 방문교수로 생활 중이다. `브레인 풀`은 우수교수 또는 연구 인력을 국가가 채용, 대학 또는 연구기관에서 특정기간 근무하게 하면서 연구와 강의활동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국내 연구 수준을 제고하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연구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다.
기초분야의 고급과학두뇌로 선정돼 영남대에 온 그는 통계학과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기초학문의 중요성 강조를 잊지 않는다. 최첨단 분야일수록 수학, 철학, 과학 등 기초학문의 틀이 더욱 단단해야 한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최첨단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기 마련이고, 특히 앞으로는 융‧복합이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기초가 부실하면 융‧복합도 힘들다는 확신에서다.
한편으로는 기초학문이 단순히 이론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에 전공인 응용확률(Applied Probability)을 통해 재무, 주식투자, 카지노게임뿐만 아니라 집단유전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튜어트 N. 에시어 교수는 “제가 고용주라면 기초학문 전공자를 뽑겠습니다. 기초학문은 시류를 타지 않죠. 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그야말로 ‘기초’이기 때문이죠. 반면 취업에 유리할 것 같은 응용학문은 언제 유행이 지나가버릴 지 아무도 모르죠. 학생들이 전공분야를 선택할 때 그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