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정당들이 27일 제헌 협상에 실패하면서 의회 해산이 불가피해져 정국이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
푸시파 카말 다할 네팔공산당(UML) 당수는 이날 "우린 여러 차례 협의를 거듭했음에도 타협에 이르지 못했다"며 "그래서 헌법을 공포할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다할 당수는 새 헌법안의 제정 시한인 27일 자정이 임박한 가운데 연방정부를 출범시키는 문제와 관련한 핵심 쟁점이 해결되지 않아 601명의 의원으로 이뤄진 의회가 해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린 제헌의회를 구할 수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각 정당 지도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팔 제헌의회는 새로운 헌법 제정과 10년 만인 2006년 끝난 내전 후에 시작된 평화이양 절차를 감독하기 위해 2008년 개원했다.
여러 소수민족과 정치단체 소속의 군중 수천 명이 의사당 부근에 모여 깃발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자 출동한 보안군이 이들의 의사당 접근을 막고 있다.
자정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는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다 최루가스를 살포하는 경찰과 충돌했지만 심각한 부상자는 생기지 않았다.
네팔군은 전국에서 경계태세에 들어가 경찰이 밀릴 경우 폭력사태 발생을 막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지 라즈다니가 보도했다.
신 헌법은 공산반군이 무장투쟁을 포기하고 2008년 총선에서 승리한 후 폐지된 힌두 왕정을 대신하는 민주공화국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제헌의회는 그간 헌법제정 협상을 통해 선거제도와 통치구조, 지방제도 등에 관해 논의를 벌였으나 좀처럼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