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1일 친박(친박근혜) 사무총장 임명으로 `박근혜黨`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당을 이끌어가는 투 톱인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 이어 당의 조직과 자금을 담당하는 사무총장까지 친박 주류가 접수하면서 8월 대선후보 경선과 12월 본선을 겨냥한 `박근혜 대선체제` 구축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된다.
5선의 황우여 대표는 개혁파 중립이지만 친박 성향인데다 이번 5ㆍ15 전당대회에서도 친박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당선된 인물이고, 4선의 이한구 원내대표는 `박근혜 경제교사`로 불릴 정도로 친박 핵심 인사다. 4선의 서병수 신임 사무총장 역시 친박 핵심 인물이다.
특히 사무총장이 당 대표를 보좌하면서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을 실무적으로 관리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친박 사무총장 발탁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가도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무총장 모두 공정한 경선을 위해 엄정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이지만 현실적으로 박 전 위원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상태다. 비박(非朴ㆍ비박근혜) 주자들이 요구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표명은 삼가고 있지만 사실상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다만 새 지도부의 최대 과제인 `경선 룰`을 잘못 다뤄 불공정 시비가 일 경우 비박 주자들의 강력 반발 속에 당이 시끄러워질 수 있어 친박 지도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황 대표가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을 차례로 만나 경선 룰 문제를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 지도부가 조직의 상층부라면 상층부와 하층부, 즉 지도부와 당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기간조직인 당협위원장(옛 지구당 위원장)은 4ㆍ11 총선을 거치면서 일찌감치 친박으로 넘어간 상태다. 친박이 위아래 전체 조직을 접수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5일 `149일간의 비대위원장` 활동을 마무리하고 잠시 휴식에 들어갔다. 재충전 기간을 가진 뒤 내달 초 경선 캠프를 발족하고 본격 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당내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애초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친박계 `핵심중 핵심`인 3선의 최경환(경북 경산ㆍ청도) 의원 대신 서병수 의원이 발탁된데 따른 것이다.
당 일각에선 친박 내부의 역학구도와 연결지어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친박 위주로 구성된 최고지도부가 최 의원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친박 색채가 너무 강한데다 박 전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TK(대구ㆍ경북)인 상황에서 TK 사무총장을 선택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 의원은 부산 출신이다.
친박 최고위원들과 친박 성향 중립으로 분류되는 황우여 대표는 이런 점을 적잖이 의식했다는 후문이다.
최 의원은 향후 대선 캠프에서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