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포항시장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40여 년 전 자신이 공부했던 중학교 교실에서 일일교사 자격으로 후배들을 가르쳤다.
박시장은 지난 11일 오전 동지중학교 2학년 4반 교실을 찾아가 30여명의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특별히 이 교실을 찾은 것은 박시장 자신이 43년 전 이 학교 2학년 4반 학생으로 공부를 했기 때문. 오는 15일이 스승의 날인데다 최근 학교폭력 등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후배들을 직접 만나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이들의 고민을 들어보자는 취지에서이다.
박시장은 강의에서 학생들의 나이가 만14세인 점을 감안, “아동복지법은 만18세, 정보통신법은 만14세로 돼 있고 호텔뷔페와 코레일, 목욕탕 같은 돈 드는 데는 만12세를 어린이로 정하고 있어 헷갈린다”고 운을 뗀 뒤 자신이 ‘애정남’이 돼 애매한 이 문제를 정리하겠다며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박시장은 오늘 시장이 정하면 학생들도 부모님도 확실히 지켜달라고 주문한 뒤 “어린이날을 앞두고 마음이 설레면 어린이, 그렇지 않으면 청소년”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내년이면 여러분들이 중3으로 완전히 어린이에서 제외될 수 있는 만큼 어린이날에 피자와 용돈을 타고 싶으면 무조건 ‘가슴이 설렌다’고 우겨라”고 말해 교실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어 박시장은 자신의 중학교 시절을 회상하면서 “학적부에 기록된 자신의 어린 시절 장래희망이 ‘정치가’였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의 포항시장까지 올 수 있었다”며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윗대 할아버지와 부모 형제가 살았고 살고 있는 내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일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시장은 “여러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가지는 것이고 그 꿈을 좇아 노력한다면 무슨 일이든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부 외에 세 가지만 잘하면 된다고 강조했는데 첫째, 스포츠를 즐기면서 스포츠를 통한 배려심, 준법정신, 패배를 인정하는 승복 정신 등을 배울 것과 둘째, 책을 많이 읽어 다양한 지식을 쌓을 것과 셋째,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할 것을 역설한 뒤 감사나눔운동에 대해서도 강의했다.
또한 박 시장은 “최근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학생들이 자신의 가치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학생 여러분은 자신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지를 깨달아 나만큼 다른 사람의 가치도 인정할 줄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시장은 강의 마무리에서 “여러분들은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이며 대한민국의 경제적 기적을 이끈 포항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자부심을 갖고 자랑스럽게 여겨주길 바란다”고 말해 학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강의를 들었던 박준규(동지중 2) 학생은 “멀게만 느껴지던 포항시장님께 직접 강의를 들으니 멋진 선배님이 계시다는 사실에 학교와 포항에 대한 자부심이 저절로 생긴다”며 “시장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임종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