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감 중인 율리야 티코셴코 우크라이나 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방 측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수장들이 내주 브뤼셀을 방문하는 우크라이나 현직 총리와의 회담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EU의 한 대변인은 12일 니콜라이 아자로프 우크라이나 총리가 오는 15일 정치적 협력 및 자유무역 협상을 위해 브뤼셀을 방문하지만, EU 최고 지도자들과의 회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아자로프 총리는 브뤼셀 방문 기간 스테판 풀레 EU 확대담당 집행위원,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 등과 회담 약속이 잡혀 있다. 하지만 각국 정상들이 브뤼셀을 방문할 때 관례적으로 열리던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의장과의 양자 회담은 계획돼 있지 않다. 앞서 반롬푀이 의장은 금주 초 유로뉴스 TV에 출연해 EU가 우크라이나 인권 현안에 관해 "매우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롬푀이 의장은 "우크라이나 총리가 브뤼셀을 방문하겠다고 했을 때 우리는 `오지 말라(stay home)`고 했다"며 "이는 그들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변화해야 한다는 외부의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유럽 각국 정상들은 티모셴코 전 총리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며 다음 달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는 유로 2012 축구대회에 속속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 키예프 주재 이탈리아 대사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와 만나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티모셴코 전 총리를 마르타 다수 이탈리아 외무차관이 면담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보도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로마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티모셴코 전 총리 수감 문제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또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0일 티코셴코 전 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지난 9일 지병인 척추 디스크 치료를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하리코프의 카차노프 여성 전용교도소를 떠나 같은 도시에 있는 철도공사 산하 병원 우크르잘리즈니치에 입원했다. 티모셴코는 지난달 20일 치료를 위해 교도소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틀 만에 교도소로 재수감됐고, 이에 항의하는 자신을 교도관들이 폭행했다며 단식투쟁을 벌여왔다. 티모셴코는 총리 재직 시절 가스수입계약에 개입해 러시아 측에 유리한 계약을 맺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티모셴코 측은 정적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현 대통령이 정치적 보복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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