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현지시간) 치러진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州)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했다. 이날 투표 마감후 독일 공영 방송사인 ARD와 ZDF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이 가까스로 득표율 1위를 지켰으나 연립정부 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의 부진으로 연정 유지가 어렵게 됐다. 출구조사 결과 정당 투표율을 반영한 득표율에서 기민당은 30.9%(22석)로 29.9-30.3%(22석)의 득표율을 올린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그러나 자민당의 득표율은 8.1%-8.3%(6석)로 지난번 선거 득표율인 14.9%에 비해 크게 밀렸다. 이밖에 녹색당이 13.2-13.4%(10석), 해적당(6석)이 8.2-8.3%, 덴마크어 사용자당(SSW)이 4.5-4.6%(3석), 좌파당이 2.3%(0석)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득표율 1위를 차지한 당이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갖지만, 캐스팅보트를 쥔 녹색당과 SSW가 사민당과의 연정 입장을 밝힘에 따라 사민당이 주도하는 연정이 들어설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사민당 당수는 출구조사 발표후 "이번 선거에서 메르켈 연정은 패배했다. 사민당이 자력으로 연정을 구성할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전체 17개주 가운데 8개주에서 지방정부를 운영하는 기민당은 이번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를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에 내주면서 전체적으로 열세에 놓이게 됐다. 특히 이날 선거 결과는 오는 13일 선거가 예정돼 있는 독일 최대 인구이자 산업 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표심을 미리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내년 9월 총선에서 3선을 노리는 메르켈 총리의 국내 정치 행로에 암운이 드리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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