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는 지난 2일 오후 렌젤 미클로쉬(H.E. LENGYEL Miklos) 주한 헝가리대사 초청 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소박물관에서 ‘한국에서의 나의 경험’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강연에는 계명대 신일희 총장, 이재녕 한국-헝가리 협회장을 비롯해 교직원, 재학생 등 약 250여 명이 참석했다.
주한 외국대사들 중 친한파로 통하는 렌젤 주한헝가리대사는 강연 서두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말문을 열며, 한국어와 영어로 특강을 진행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장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오랜 기간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 왔다. 한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며 강연 내내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한국과 헝가리는 우랄‧알타이어족으로 역사적 공통점이 많은 동반자로서 미래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설명하며 “수교한지 22년. 비교적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긴밀한 관계로 발전했으며, 현재 삼성, 현대 등 수많은 한국기업들이 헝가리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양국의 경제교류와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최근 드라마, K-Pop 등 문화 분야에 일어난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의 위상과 이미지가 유럽에서 크게 격상됐으며, 이창동 감독, 정명훈, 조수미 등 유럽에서 유명한 예술인도 꽤 많다”고 전했다. 특히 렌젤 대사는 10여 년간 한반도에 체류하며 남한과 북한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을 외국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비교, 설명해 강연하는 내내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90년대 초반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인들은 외국인과의 대화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주 적극적이고 쉽게 다가갈 수 있어서 친구 사귀기에도 좋다”고 말해 최근 20년간 한국인들이 개방적으로 바뀌었음을 설명했다.
또“남한과 북한은 한민족으로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졌다. 하지만 그 외에는 공통점이 별로 없다”며 안타까움을 전한 그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경험을 소개하며 북한의 식량 부족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고, 남한과 북한에서 사용하는 어휘가 많이 달라 언어에서도 점점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아직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 한국의 진면목이 알려지지 않았다”며“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이란 주제로 서적 출간을 준비 중인데 이를 통해 한국의 진정한 모습이 유럽과 전 세계에 제대로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계명대는 이날 초청 특별강연에 앞서 렌젤 미클로쉬(H.E. LENGYEL Miklos) 주한 헝가리대사를 계명대 특임교수로 임명하고 임용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