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우양미술관은 오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3주간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전시설명 프로그램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실시한다. 큐레이터와의 대화는 현재 전시중인 전광영 회고전을 함께 관람하며 전시주제, 작품에 담긴 작가의 이야기, 작품을 관람하는 방법 및 질의응답으로 구성된 관람객과의 자유로운 소통형 프로그램이다. 우양미술관은 한국 미술계의 중추 역할을 해온 중진 원로 작가들을 지원하는 우양작가시리즈의 일환으로 원로작가 전광영 작가를 초대해 초기 작품부터 대형 설치작품까지 반세기 동안 펼쳐온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회고전을 진행 중이다. 오랜 해외 활동 중에도 국내화단과의 조우를 그리워했다는 전 작가는 60년대 후반 도미해 선보이기 시작한 추상표현주의 작업 중 미공개됐던 작품 8점과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작품 중 현존하지 않는 10여점을 재제작 하는 열정을 더해 작가의 시기별 작품을 골고루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지난 2014년 이후 감각적인 색채의 신작과 고서한지로 포장된 유닛이 아닌 색점으로 구성된 새로운 시도의 작품 등 12여점의 국내 미공개 신작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작가의 초기작인 70-80년대 추상작업은 붓질을 통한 추상의 구현이 아닌 독특한 작업과정을 통해 나타난 결과물이다. 화학성분을 바르지 않은 캔버스에 테잎 또는 짧고 길쭉한 종이들을 흩뿌린 뒤에 혼합한 날염안료를 드리핑한 후 이를 떼어내 흔적을 남기는 과정을 반복했다.이 시기 작품들은 이후 등장하는 가늘고 길쭉한 유닛과 삼각형의 유닛의 집합을 추구하게 된 심미의식의 기저를 형성하게 했다. 작업을 시작한 지 20여년 만에 추상표현주의적 작업을 과감히 접고 94년부터 `한지로 싸서 끈으로 동여맨 삼각조각`으로 새로운 조형성을 추구하기 시작했다.이것은 아시아적 혹은 한국적인 정체성에 대한 모색이 반영된 것으로, 자연관과 인생관이 회화관과 일치해야 함을 중요시했던 문인화의 특성이 작가의 사유세계에 엿보인다. 작가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자주 드나들던 한약방에서 본 한지에 싸인 약재봉지들에 대한 섬광 같은 끌림에 주목했다.이후 90-2000년대에 걸쳐 삼각 유닛을 재배치하고 구조화 하는 다양한 시도로, 평면회화도 부조조각도 아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 구성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극대화되는 시기로 유닛을 집합해 새로운 기하학적 형상을 만들기도 하고, 집단화 시켜 그 사이 깊은 골을 형성하는 분열적 형태를 취한다. 캔버스 자체를 변형시키거나 고서한지의 색채에서 나아가 오미자, 구기자, 치자, 쑥을 태운 재 등을 사용한 자연염색으로 다채로운 색에 대한 연구가 시도됐다.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평면적 부조 속에 심연의 웅덩이와 같은 공간감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나아가 3차원의 대형 입체 설치 작업들로 본격적인 공간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 이어 점차 4차원 이상의 시간성과 역사성까지 시각화하고자 하는 욕망이 더해진다. 얼드리치 미술관, 모리아트센터 등 해외 유수 미술기관에서의 전시를 통해 독자적인 조형철학을 입증받은 작가는 2010년 이후부터 삼각형 스티로폼을 싸온 한지의 색을 이국적으로 발전시켜 초기 추상작업을 통해 추구했던 빛과 색을 향한 자유로움을 다시금 실험한다. 한편 프로그램 진행 후, 전시 및 프로그램에 관한 소감을 제출한 관람객 중 선정해 3만원 상당의 전광영 작가 아트 램프를 증정한다. 프로그램은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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