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미국 현지에서 6년여 만에 또 다시 광우병에 걸린 소가 확인되면서 지역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포항관내 대형마트에서는 광우병 발병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잇따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5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준비하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중단 조치를 당장 하지는 않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서 한국 정부가 검역중단 조치를 한다는 보도가 나갔는데 사실이 아니다.
미국에서 소 해면뇌상증(BSE)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검역중단 조치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수입 쇠고기는 검역을 하지 못하면 국내 유통이 중단돼 사실상 수입 금지 효과가 발생한다.
정부의 이 같은 미온적인 방침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진주시에 거주하는 주부 전모(53)씨는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이 확인된 만큼 정부가 검역중단 등 신속한 대처해야 된다”며 “주말에 가족 외식을 자주하는데 수입 쇠고기 음식점은 피해야 될 거 같다”고 말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 전문 판매업소에서도 미국 광우병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촉각을 세우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포항관내 A 음식점 관계자는“광우병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가 아직은 매우 민감해서 사태 진행에 따라 광우병 파문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하다”며 “정부가 하루 빨리 나서서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대한 안정성을 확인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고 말했다
포항관내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광우병` 발병이 알려지면서 미국산 수입 쇠고기 제품에 대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또한 롯데백화점과 롯데슈퍼도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지점에 한해 판매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포항관내 롯데마트 6곳, 홈플러스 2곳에서 이날 오후부터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중단됐다.
이마트 포항점과 이동점도 이날 매장에 진열된 미국산 쇠고기에 한해서만 판매를 진행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전량 폐기를 결정했다.
향후 판매에 대해서는 정부의 최종 결정을 지켜본 후 대응할 방침이다.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응도 냉랭했다.
이날 마트를 찾은 주부 김모(51)씨는 “평소에도 미국산 쇠고기는 기피했는데 이제는 손도 안 간다”며 “먹거리에 대한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 미국이 쇠고기 수출에 앞서 광우병 재발방지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더라도 매출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 관련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백화점은 대부분 한우만을 취급하는 데다 수입산을 판매하더라도 호주산이 대부분이다.
대형마트에서도 미국산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전체 쇠고기 가운데 한우가 50~60%를 차지하고 호주산이 20~3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겨우 10% 정도에 불과하다.
과거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정부의 수입 금지 조치가 있었던 터라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많이 찾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이동점의 경우 이날 오전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가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됐다는 언론보도 때문보다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기피하는 것으로 원인을 분석했다.
홈플러스 축산담당 관계자는 “매장에 진열된 미국산 쇠고기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할 정도로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소비자 많지 않다”며 “수입산은 호주산 판매가 대부분이고 판매금지가 이뤄져도 매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이동점 축산담당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판매자체가 아예 없기는 했지만 원래 고객들이 미국산보다는 호주산을 선호한다”며 “매장에 진열된 미국산 쇠고기는 전량 폐기처분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1월 9400t, 2월 8800t, 3월 9300t이다.
연도별로는 수입이 재개된 2008년 32만2687t, 2009년 20만7253t, 2010년 46만6051t, 2011년 56만3013t이 각각 반입됐다. 임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