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대형 폐기물이 처리되지 않은 채 최대 15년째 보관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폐기물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과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원전 대형폐기물 발생 현황’에 따르면 현재 6대의 대형 원전폐기물이 발생했으며 앞으로 4대의 원전폐기물이 발생할 예정이다. 이들 교체비용만 약 6390억 원에 달한다.
이미 발생한 원전폐기물은 고리원전 1호기 증기발생기 2대, 월성원전 압력관 1대, 울진 2호기 증기발생기 3대로 총 6대다. 교체 계획이 완료된 원전폐기물은 울진 1호기 증기발생기 3대(2012년), 고리원전 1호기 원자로 헤드 1대(2013년) 등 총 4대의 원전 대형폐기물이 발생할 예정이다.
또한 2016년까지 울진원전 3ㆍ4호기 4대(2013~14년, 증기발생기), 영광원전 3ㆍ4호기 2대(2015년, 원자로헤드), 고리원전 2호기 1대(2016년, 원자로헤드) 등 모두 7대의 원전 대형폐기물이 추가로 발생할 계획이어서 현재 확인 가능한 국내 원전 대형폐기물은 총 17대에 이른다.
문제는 최초 원전 대형폐기물이 발생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원전 대형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별도의 매뉴얼이나 처리계획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지난 1998년 고리원전 1호기에서 발생된 원전 대형폐기물인 증기발생기의 경우 올해 현재까지 무려 15년째 고리본부 내 ‘제4방사성폐기물 저장고’에 방치된 채 저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폐기물을 저장하기 위한 별도의 저장고에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생된 원전 대형폐기물 6대 중 고리원전 1호기에서 발생된 증기발생기의 경우 기존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일반 저장고에 보관중인 반면에 나머지 울진원전 증기발생기 3대와 월성원전 압력관 1대는 각각의 원전 본부 내 별도의 저장고를 설치하여 보관 중에 있다.
울진원전 대형폐기물 저장고 완공비용의 경우 약 36억 원, 월성원전 대형폐기물 저장고 완공비용은 약 83억 원으로 총 119억 원의 원전 대형폐기물 저장고 설치비용이 들었다.
올해부터 4개 원전본부별로 원전 대형폐기물이 11대나 더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원전 대형폐기물 저장고 설치에 소요될 예산은 수백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정훈 의원은 “지식경제부와 방폐공단 등 관련 기관에서는 원전 대형폐기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과 사회적ㆍ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시급히 ‘원전 대형폐기물 처리 규정’을 마련하고 원전 대형폐기물을 제염하고 절단 및 용융 등의 처리작업을 할 수 있는 ‘원전 대형폐기물 처리장’을 건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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