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행정자치부 주관 지역향토명품 육성사업으로 선정된 전통 먹장 유병조(76, 건천읍 송선리) 씨와 전통 누비장인 김해자(여·63·경주시 탑동) 씨에 대해 국비지원으로 생산기반 구축과 기계장비 구입, 상품개발과 마케팅 등의 사업을 지원한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김성렬 행자부 차관과 이상욱 경주 부시장은 22일 오후 이들의 공방을 직접 방문해 소중한 우리고유의 문화유산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장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전통 먹과 누비산업이 대대로 전승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병조 경주먹장은 60년 전통의 먹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97년 경북 무형문화재 제35호 고유기능 전승자로 선정됐으며 전국 전통공예품 경진대회에서 수차례 입상을 한 경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먹장이다. 유 먹장은 “먹, 종이, 붓, 벼루 이른바 문방사우 중에서 ‘먹은 제 몸을 갈아 글씨나 그림 등 새로운 형상을 세상에 남긴다’고 해서 예로부터 문방사우의 으뜸이다”라고 말했다. 13세 때부터 먹 인생을 시작한 유 먹장은 소나무 그을음을 주원료로 해서 아교와 섞어 만든 송연먹과 기름을 태운 그을음으로 만든 유연먹 등 다양한 전통 먹의 제작기법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 먹장의 송연먹은 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전국 박물관의 문화상품으로 등록 판매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먹 주문이 쇄도해 이제 우리 먹이 한자와 붓을 사용하는 일본, 중국으로 전파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또한 김해자 누비장은 9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07호 누비장 기능보유자로 지정, 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성균관대학교 전통복식 과정 궁중복식 연구원 이사 및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것이 기계화 되고 일회용이 넘쳐나는 요즈음, 바늘과 함께 40여년을 바느질을 업으로 누비의 외길 인생을 걸어온 김 씨는 국내 유일의 누비장으로 지금도 누비를 사랑하는 후대를 위해 아낌없이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김 누비장은 누비를 교촌한옥마을 전시장에서 전시 판매하고 있으며, 4월에 홈페이지 쇼핑몰을 오픈할 예정이며 현대적 감각의 다양한 제품개발 및 작품 전시회, 손누비 체험 등 제품홍보를 통해 판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누비는 옛날 여인들에게는 시집살이의 애환, 남편에 대한 애정, 자식들에 대한 두툼한 사랑이 깃들어 있으며 타고난 재능이나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은근과 끈기로 이루어내는 결정체다. 누비는 두 겹의 옷감을 포개어 줄지어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바늘로 함 땀 한 땀 누벼 옷을 짓는 우리나라 전통 재봉기법이다. 김 누비장은 “조상대대로 이어 내려온 전통누비의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측면과 더불어 우리 누비옷의 자연스러운 맵시와 멋을 느끼고 누비가 누비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상매일신문=김경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