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여는 신간 도서
▲조선 정치의 마지막 얼굴 = 연갑수 지음.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작고한 저자의 유고집.
`19세기 조선의 정치세력과 대외관계`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조선시대 말기 벌어졌던 이른바 `세도정치`를 탐색했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 역사학계에서 19세기 정치사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17-18세기 영·정조 치세의 화려함과 일제 강점기의 중간에 끼어 있는 이른바 `망국 이행기`여서 연구자의 마음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동안 `세도정치의 폐단`만이 부각돼 세도가문이 조선의 멸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무능한 집단으로 낙인찍혔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과 차이가 난다고 주장한다. 특히 풍양조씨와 안동김씨 등 당시 세도가문이 배출했던 정치가 조영하와 김병시 등은 의외로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또 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시대에 맞지 않아 망국의 원인이 됐다거나 세도정치로 인해 19세기 조선에는 정치기능 자체가 부재했다는 관점 등은 모두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사회평론. 372쪽. 2만5천원.
▲중일전쟁과 화북교통 = 임채성 지음.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중국 화북지역에서 전개된 일본제국의 수송전을 다룬 연구서.
화북교통주식회사는 중일전쟁 당시 중국 화북지역을 차지한 일본이 철도망 중심의 인프라를 운영하고 구축하려고 1939년 설립했다.
2차 대전 종전까지 수송전을 전개한 화북교통은 중국의 주요산업 산물과 물자를 일본으로 송출했다. 한편으로는 군수물자, 민수물자, 여객을 대륙 전역으로 수송했다.
중국의 철도는 일본 군부에는 아시아에서 세력권을 확대하는 기반이었고, 중국인들에게는 통일국가 수립과 국민경제 건설에 필요한 물적 기반이 됐다.
저자는 일본제국의 철도가 중국 인민의 철도가 되는 과정을 방대한 자료를 통해 파헤친다. 일조각. 360쪽. 2만8천원.
▲제국의 수도, 모더니티를 만나다 = 엘리스 K. 팁튼·존 클락 엮음. 이상우·최승연·이수현 옮김. `다이쇼 데모크라시에서 쇼와 모더니즘까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시드니대학 교수들이 2000년 하와이대학출판부에서 출간한 `Being Modern In Japan`을 번역한 것이다.
미술, 시각적 표상들, 미술 관중, 생활양식, 상업디자인, 문화주택, 카페, 여성잡지, 문학, 근대 서사 담론 등을 통해 1910-1930년대 일본사회에 솟구쳐 오른 모더니티의 욕망을 분석했다. 소명출판. 352쪽. 2만7천원.
▲이런 나라 물려줘서 정말 미안해 = 헤럴드경제 정치·사회 선임기자인 함영훈 등 모두 6명이 참여한 탐사기획물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구별되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6-1974년생)를 `잊힌(forgotten) 세대`인 `F세대`로 규정한다.
대표저자인 함영훈은 "베이비붐 세대들은 한바탕 열심히 한 뒤 축제판을 벌이지만, F세대는 쏟아지는 빗줄기에 옷이 흠뻑 젖기만 할 뿐 마를 새가 없어서 숨죽이며 분노를 축적했다"고 그 세대의 특징을 요약한다.
그는 "F세대는 큰 것 한방 터뜨리지 못하고 분노를 키보드와 휴대폰 자판에 실어보낸다"면서 "그들의 인생은 8비트 PC로 시작돼 PC통신 장악, 인터넷 및 카페, 미니홈의 점령을 거쳐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점거로 이어지면서 네트워크 파워를 키어온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SNS를 통한 소통에 능한 F세대가 아랫세대와 연대해 이미 `2040연대`를 만들어냈으며, 앞으로 선거국면 등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의창. 312쪽.1만2000원.
▲217, 한국사회를 바꿀 진보적 정책 대안 = 조돈문·배성인 엮음. 진보적 지식인들의 학술단체인 `학술단체협의회`가 기획한 책. 52명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참여해 경제·기업·고용과 노동·복지·정치외교·남북관계·교육·문화 등 14개 영역에서 217가지 정책대안을 제안한다. 메이데이. 760쪽. 2만5천원.
▲내 마음의 나무 여행 = 사진작가 송기엽 씨가 촬영하고 국립수목원에 재직 중인 이유미 박사가 글을 썼다.
붓순나무, 앵도나무, 등칡, 산딸나무, 골담초, 싸리, 고욤나무, 마가목, 죽순대, 붉은겨우살이 등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 이야기를 계절순으로 펼쳐놓는다. 진선출판사. 280쪽. 1만3천800원.
▲젊은 농부의 농사 이야기 = 조우상 글·그림. 젊은 귀농자가 충남 부여에서 밭 700평 규모로 농사를 지으며 느낀 생각들을 18편의 에세이로 엮었다.
저자의 귀농은 단순한 도시탈출기도 아니고 무작정 농사가 좋아 낙향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가족을 좀 더 사랑하기 위한 모험이며, 지속 가능한 행복을 일구려는 것이라고 밝힌다. 치우. 272쪽. 1만5천원.
▲내 몸이 최고의 의사다 = 임동규 지음. 농사를 짓고 건강 채식을 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자신의 체험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감기부터 암까지 병원에 가지 않고 낫는 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질병은 괴로운 것, 불편한 것, 피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향하는 나를 돌려세우기 위한 내 몸 안의 처방이다. 따라서 질병을 기회이자 축복으로 여기고, 고마워하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치유에 이른다"고 강조한다.에디터. 272쪽. 1만3천원.
▲외로워서 완벽한 = 장윤현 지음. 영화 `접속` `가비` 등을 연출한 저자가 처음 내놓는 산문집. 저자는 900여일간 신작 `가비`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커피를 공부했고, 그 커피에서 삶을 발견하고 커피에서 발견한 사람들의 감정과 모습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고 말한다.쌤앤파커스. 280쪽. 1만4천원.
▲탁현민의 멘션s = 탁현민 지음. 토크콘서트, 시사콘서트, 북콘서트 등 새로운 공연 형식을 도입해 성공시켰던 저자가 대중과 소통하고자 다양한 글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저자는 록가수 윤도현과 강산에의 공연, 나꼼수 공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공연 등을 연출했다. 미래를소유한사람들. 300쪽. 1만3천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