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제만으로는 안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합니다"
26~27일 열리는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찰 관계자는 비상이 걸린 교통 대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 행사 관계자들의 경호와 신속한 이동을 위해서는 교통 통제가 불가피하다.
특히 핵안보정상회의에는 2010년 G20(주요 20개국) 서울정상회의의 배 이상인 53개국이 참여하기 때문에 교통 통제가 더 빈발하게 된다.
26일 0시부터 27일 오후 10시까지 정상회의가 열리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를 중심으로 영동대로와 테헤란로 절반을 차단하고 아셈로와 봉은사로는 1개차로만 제외하고 통제한다.
26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후 10시까지는 강남구와 송파구 일부지역 및 올림픽대로에서 시간대에 따라 3.6톤 이상 화물차, 건설기계, 폭발물 운반차 등의 통행도 제한된다.
또 정상들의 이동시에는 수시로 주요 도로가 실시간 통제된다.
그러나 교통량이 많은 상태에서 곳곳에서 통제가 이뤄지다 보면 한곳에서 시작된 차량 정체가 순식간에 확산돼 오도 가도 못하는 통제불능 상황이 발생하게 돼 정상회의 진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교통량을 줄여야 한다.
서울에서는 26~27일 `자동차 2부제`가 실시된다. 26일은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 27일은 `홀수`인 차량이 운행하면 된다. 강제사항은 아니어서 시민이 자발적인 참여 의지가 중요하다.
서울 등 수도권 공공기관 차량도 2부제로 운행된다.
문제는 2부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경찰은 교통량이 평소의 25% 수준인 일요일 오전의 교통상황이 돼야 행사 진행에 그나마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4부제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의 2부제 참여 의사가 G20 때보다 낮은 것도 당국을 걱정하게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실시한 수도권 자율 2부제 참여율 조사에서 62.4%가 참여 의사를 밝혀 G20 때의 77.2%보다 낮았다.
G20때 실제 참여율은 64%에 그쳐 이번에도 실제 참여율이 낮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통통제가 이뤄지면 코엑스 주변은 물론 서울 강북권과 경부고속도로까지 꽉 막히는 것으로 경찰의 가상훈련에서 나타났다. 평소 50분 걸리는 강남에서 서대문까지 1시간30분이나 걸렸다.
경찰은 이에따라 시민의 적극적인 대중교통 이용을 요청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핵안보정상회의 성패는 대중교통 이용에 달려있다"며 "26~27일 서울은 물론 인천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모든 시민도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정상회의 기간에 대중교통 수송력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출근시간대를 오전 9시에서 10시까지, 퇴근시간대를 오후 8시에서 오후 9시까지로 확대해 이 시간대를 중심으로 지하철 약 1백회, 버스 4백12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행사장인 코엑스에 인접한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은 26일 첫 차부터 27일 오후 6시까지 무정차 운행된다. 서울시는 이를 고려해 2호선 선릉역과 종합운동장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한편, 경찰은 정상회의 기간에 서울 전역 주요 교차로에 교통경찰 2천800여명을 배치하고 인터넷ㆍ대중매체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상황을 알릴 계획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