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은 (재)대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영현)과 지난해 12월부터 1,500년 동안 고령의 진산인 주산에 잠들고 있는 주산성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주산성 추정남문지 주변 폭 25m, 길이 200m의 외성벽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산성(사적 제61호)은 기존에 대가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었던 산성으로 성벽의 축조방법, 초축시기 등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고령군의 용역의뢰를 받아 (재)대동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성벽의 뒷채움석과 하부 보강부 및 그 하부의 정지토에서 파편상태이지만 산성의 초축 시기를 알 수 있는 6세기 전반대의 생활유물이 집중 출토되어 대가야인들의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며, 대가야시대의 석축산성으로 밝혀진 주산성과 함께 고고학계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또한, 성벽에 사용된 석재의 종류나 가공방법 및 축조방법, 형태 등은 지산리 고분군 일대에서 확인되는 6세기 전반대 대가야 수혈식 고분의 주체부와 호석의 축조 방법과 동일하다. 이러한 사실은 주산성이 6세기 전반대 석축산성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줌과 동시에 대가야에 석축을 전담하는 기술자 집단이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성벽의 축조기법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첫째로, 성벽 축조에 사용된 석재는 자연할석이나 깨낸 상태 그대로의 치석하지 않은 석재와 일부 부분 가공한 석재만을 사용하여 축성한 점이다.
둘째로 성벽의 여러 부분에서 당시에 대유행했던 고분의 벽석축조에 나타난 작업범위별 경계로 파악된 구획요소들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셋째로, 하부 보강부분의 세부적인 축조기법에 있어 석재의 규격이나 면쌓기 방법, 그리고 가파른 경사도의 보강석 설치와 동시에 보강토를 비교적 수평상으로 다져가며 쌓아 견고성을 더한 하부 보강기술, 그리고 경사진 성벽부에는 쐐기형의 석재를 자연암반면에 붙여 하부를 보강한 점 등이 신라지역의 하부 보강기술과 차이를 보인다.
넷째로, 배수로가 성벽 최상면에 설치되어 있고 좌우로는 물막이 시설이 설치되었으며, 배수로를 통한 물이 성벽 상부를 바로 통과하여 바깥 하부로 바로 떨어지도록 처리한 점이 독특하다. 물론 물이 떨어지는 부분에 너른 물받이 석재시설을 구비한 곳도 확인된다.
1,500년간 신비의 베일에 싸여있던 주산성이 대가야시대의 대규모 석축산성임을 밝히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곽용환 고령군수는 이번 발굴조사가 대가야인의 비상을 알리는 서막임을 밝혔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확인된 성벽 축조기법, 유물을 통해 주산성이 6세기 전반대에 축성된 석축산성으로 밝혀짐으로써 학계는 물론, 고령군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대동문화재연구원은 오는 24일 오후 2시에 최초로 확인된 대가야의 석축산성인 주산성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시민들과 학계 연구자들에게 현장공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성낙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