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섬인 아프리카 남동부의 마다가스카르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불과 1천200년 전이며 현재 주민들의 모계 조상은 인도네시아 출신 28명을 비롯한 30명의 여성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1일 보도했다.
뉴질랜드 매시 대학 과학자들은 마다가스카르 원주민 300명과 인도네시아인 3천명의 모계 혈통을 보여주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양쪽 집단의 게놈에서 명백한 유사성이 발견됐다고 영국 생물학회지 프로시딩스 B. 최신호에 발표했다.
아프리카 남동부 모잠비크와 인접한 마다가스카르 주민들의 조상이 아프리카인이 아니라 여기서 5천600㎞나 떨어진 인도네시아인이라는 것은 이전 연구에서 밝혀졌지만 이들이 언제 이 섬에 도착했는지는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각기 다른 민족 그룹이 각기 다른 시기에 이 섬에 도착하는 경우를 가정한 다양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시행한 결과 28명의 인도네시아 여성과 2명의 아프리카인 여성이 1천200년 전 섬에 처음 정착했을 경우 현재의 상황과 딱 들어맞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 현재 마다가스카르 원주민은 거의 모두 이들 여성 30명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이하게도 마다가스카르에는 세계 대부분 지역이 사람으로 채워진 매우 최근에야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하나의 문화가 통째로 인도양을 건너 동떨어진 땅에 이식됐다"고 지적했다.
남성 혈통을 추적한 이전의 Y염색체 연구에 따르면 현재 주민의 남성 조상들 역시 동남아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고고학적 증거로 미뤄 처음 이 섬에 도착한 소수의 집단은 단 몇 세대 안에 섬 전체에 퍼질 정도로 빠른 속도로 뿌리를 낼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성 30명이 그보다 많은 수의 남성들과 함께 갑자기 나타난 것은 의도적이라기보다는 타고 가던 500인승 정도의 선박이 난파해 해안에 떠밀려 왔기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들이 우연히 떠밀려 왔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새로 나타난 증거를 보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2차대전 중 일본의 피폭 잔해와 구명정에 탄 사람까지 이 섬에 밀려온 사실을 보면 난파선 생존자들이 강한 해류에 밀려 마다가스카르 해안으로 밀려왔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