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면서도 국제적으로는 `왕따` 신세였던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모처럼 국제적 지원 사격을 받았다.
17일 dpa에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를 방문한 독일 야당 사회민주당의 지그마르 가브리엘 당수가 올랑드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올랑드 후보의 공약인 금융거래세 신설과 유럽 경제 성장 전략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가브리엘 사민당 당수는 프랑스 내정에 간섭할 의사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합법적 이민 규제 공약을 비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최근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솅겐 조약 개정을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솅겐 조약은 역내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유럽국가들의 다자협정이다. 가브리엘 당수는 솅겐 조약의 개정을 주장하는 것은 사르코지가 "정치적 구상들을 소진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독일 야당 당수의 지지 발언은 최근 유럽 지도자들이 올랑드 후보를 만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독일 시사잡지 슈피겔의 보도가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올랑드 후보에게는 반가운 소식인 셈이다.
슈피겔에 따르면 올랑드 후보를 `왕따`로 만든 지도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등이다.
슈피겔은 이들 유럽 지도자가 올랑드 후보 면담을 거부키로 합의한 것은 올랑드 후보의 공약 가운데 신(新)재정협약을 재협상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올랑드 후보를 뒤쫓고 있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 3개국 연합전선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월6일 "친구의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며 사르코지 지지를 선언했고, 캐머런 총리도 지난 2월17일 파리에서 영·불 정상회담을 가진 뒤 "사르코지의 재선을 바란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올랑드는 나흘 전 영국을 방문해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 대표와 회동했지만, 캐머런 총리는 만나지 않는 것으로 맞불을 놓았다. 올랑드 후보는 벨기에와 덴마크 등 좌파가 집권한 국가 정부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다른 보수당 정부들의 지지는 필요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올랑드는 `메르코지`로 일컬어지는 사르코지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두 사람이 주도한 신재정협약에 성장과 연대에 관한 내용이 미흡하다며 집권하면 재협상한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랑드 후보는 대선 승리는 물론이고 대선 직후 실시되는 총선에서도 반드시 승리해 내년 독일 총선과 2014년 영국 총선으로 이어지는 3국 좌파 연대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