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4ㆍ11 총선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야심차게 추진한 광주ㆍ전남지역의 국민참여 경선이 곳곳에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차떼기`에 대리등록 등 동원선거에다 단체장, 지방의원 줄서기 등 관권선거 논란, 엉터리 선거관리 등 국민 감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경선 결과에 반발,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재심요구와 경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후폭풍이 거세다. ◇경선 막바지, 서구갑 한 곳 남아..20일 `여성끼리` 경선 = 광주ㆍ전남지역 19개 선거구 가운데 여성후보 경선으로 결정된 광주 서구갑을 제외한 18곳의 민주당 공천이 마무리됐다. 서구갑은 박혜자 호남대 교수와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의 대결로 20일 현장투표 등을 통해 승부가 가려진다. 기존(18대 기준) 현역의원 20명 중 공천과 경선 등을 통해 8명(40%)이 교체됐다. 광주지역은 8명 현역의원 중 4명(50%)이, 전남은 12명 가운데 역시 4명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탈락했다. 광주 서구을은 야권연대 몫으로 오병윤 진보통합당이 차지했으며 남구, 북구갑, 광산갑, 광산을은 각각 장병완, 강기정, 김동철, 이용섭 등 현 국회의원이 공천장을 받았다. 북구을은 임내현 변호사가 3명과 경합 끝에 승리했다. 전남은 이낙연(영광ㆍ함평ㆍ장성ㆍ담양)과 김영록(해남ㆍ진도ㆍ완도), 김성곤(여수갑), 이윤석(무안ㆍ신안)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현역의원의 지역구 불출마 등으로 자리가 빈 순천(노관규), 강진ㆍ장흥ㆍ영암(황주홍) 등은 전직 단체장이 공천권을 땄다. 박지원(목포), 주승용(여수을), 우윤근(광양ㆍ구례)의원은 일찌감치 단수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다. 현역의원 중 최인기(나주ㆍ화순) 의원이 컷오프에서 탈락했고 박상천(고흥ㆍ보성) 의원은 불출마했다. 김효석(담양ㆍ곡성ㆍ구례), 김선호(강진ㆍ영암ㆍ장흥) 의원 등 다선의원은 수도권으로 보따리를 옮겨 출전한다. 광주ㆍ전남 현역의원은 경선에 뛰어든 10곳 모두에서 승리, 현역 경선불패의 아성을 재확인했다. 탄탄한 조직력과 인지도 등이 승리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민주당이 야심차게 추진한 국민참여 경선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경선 후유증 `심하네`..곳곳 잡음 = 광주 북구을 경선 과정에서는 남의 선거구에 투표하는 초유의 선거인단 오류 투표사태가 빚어졌다. 최경환 예비후보 측은 중앙당 선관위가 지난 16일 치러진 북구을 선거인단 명부를 확인한 결과 496명의 선거오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서구갑 선거구인 동천동 주민 중 북구을 선거인단에 포함된 수가 398명, 주소 불명으로 역시 북구을로 분류된 인원이 98명에 달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10월 광주시 자치구 경계조정으로 북구 동림동 일부가 서구 동천동으로 편입됐지만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빚어졌다. 최후보 측은 재경선 요구와 함께 당선자 결정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첫 심리는 20일이다. 중앙당이 코 앞까지 닥친 후보 등록(22~23일)을 앞두고 재경선 수용에 고심이 적지 않지만 법원의 판단에 따라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광주 광산갑 전갑길 예비후보도 35명 주소지가 광산구청이 돼 있거나 광산 갑ㆍ을 선거구가 혼재한 산정동 주민이 240여명에 달하고 일부는 대리등록 의혹이 이는 등 모두 340명의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광주 북구갑에서는 이형석 후보가 후보로 선출된 강기정 후보의 선거 홍보물 무단 절취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하는 등 상호 고소사태로 번졌다. 고흥ㆍ보성의 장성민 후보도 경쟁후보가 관광버스를 동원하는 등 단체장, 지방의원, 사회단체 등이 개입한 관권, 동원 선거를 치렀다며 중앙당에 재심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나주ㆍ화순에서도 경선에서 84표로 석패한 박선원 후보가 배기운 후보의 불법 동원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 공천탈락 현역 무소속 출마..돌풍 재현되나 = 국민 참여경선 후유증이 심화하면서 승복을 거부한 현역의원들이 속속 무소속 출전을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 경선 컷오프 등으로 탈락했거나 아예 민주당을 탈당하는 후보도 늘고 있다. 광주에서는 조영택(서구갑), 김재균(북구을) 의원이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으며 양형일 전 의원도 동구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갈이에 나섰다. 김경진(북갑) 후보도 직접 시민을 만나겠다며 무소속 출마했다. 박주선(동구), 김영진(서구갑) 의원도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연대 지역으로 분류돼 공천권을 눈앞에 두고 날린 서대석(서구을) 후보는 탈당했으며, 여성 공천으로 정해진 서구갑에서 송갑석 후보가 출마를 고심 중이다. 전남은 나주ㆍ화순 최인기 의원이 무소속 출전 채비를 갖췄으며, 심사에서 탈락한 김충조(여수갑) 의원도 무소속으로 6선 도전에 나선다. 이밖에 김명전(장흥ㆍ강진ㆍ영암), 배종호(목포) 후보 등도 무소속으로 민주당 후보 등과 한판 결전을 치를 계획이다. 개혁공천과 공천 혁명을 위한 국민 참여경선이 현역 물갈이에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뒀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지역민이 적지 않다. 상당수 현역의원 등이 4월 총선에서 화려하게 복귀하면 국민경선의 효과 반감은 물론 무용론까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한 예비후보는 18일 "공천과 경선 기준이 특정계파, 이해관계 등에 치우쳐 이뤄진 예견된 결과"라며 "국민경선의 폐해를 알고도 강행한 중앙당 지도부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 서구의 유권자 김모(45)씨는 "국민감동을 주겠다며 도입한 국민 경선이 오히려 예선을 치르면서 헛 힘만 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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